【팩트TV】 지난 주말 13만(주최측 추산)의 인원이 참가한 민중총궐기 대회와 관련, 집회 참가자와 경찰의 충돌이 중점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13만의 인원이 참가한 경우는 지난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그러나 이같은 시민들이 왜,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는지에 대해선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농민 백남기(69)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머리를 직격으로 맞고 쓰러져 사경을 해메고 있는 만큼 경찰의 ‘폭력 진압’ 관련 내용이 상세히 보도되고 있는 추세다. 반대로 <TV조선> <채널A>등 종편들이 ‘폭력시위 프레임’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면서, 새누리당과 정부가 이를 노골적으로 키우는 양상도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미국에서 경찰들이 총을 쏴서 시민 죽여도 정당. 이게 선진국의 공권력’(이완영) ‘북한 지령에 움직이는 시위대. 광화문 광장 없애야’(박인숙) ‘야당은 폭력숙주 역할 자임’(하태경) ‘미국 경찰은 400명 죽였어도 불기소’(이한성) 등 경쟁적으로 선정적 ‘막말’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또한 ‘일베’의 주장을 그대로 가져와 ‘안하무인’격 발언을 쏟아내는 의원들도 있다. 전날 김수남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출신인 김도읍·김진태 의원은 백남기 씨가 물대포에 맞아서 위중한 것이 아니고, 빨간 우비를 입은 남성이 백 씨를 일부러 무릎과 주먹으로 때렸다는 황당한 일베의 궤변을 고스란히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13만여명의 시민들은 왜 궂은 날씨에도 거리에 나섰을까. 이들이 주장한 것은 최근 정부와 새누리당이 밀어붙인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일자리' '농업' '청년' 등 11대 영역에서 22개 안을 요구할 예정이었다
이날 민주노총을 포함한 총 53개 단체가 속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집회를 주최했고, 교육·노동·농민·청년학생·장애인·빈민·환경·성소수자·여성·보건의료 등 각 분야를 망라한다.
이들이 요구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이를 보면 한국 사회의 여러 부문의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다.
■ 민중총궐기 11대 영역 22개 요구
- 일자리노동 :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 중단 /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모든 서민의 사회안전망 강화
- 농업 : 밥쌀 수입 저지, TPP 반대 / 쌀 및 농산물 적정 가격 보장
- 민생빈곤 : 노점단속 중단, 순환식 개발 시행 /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 청년학생 : 재벌 곳간 열어 청년-좋은 일자리 창출 요구 / 대학구조조정 반대
- 민주주의 : 역사왜곡 중단,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폐기 / 공안탄압 중지, 국가보안법 폐지, 국정원 해체, 양심수 석방
- 인권 : 차별금지법 제정, 여성·이주민·장애인·성소수자 차별 및 혐오 중단 / 국가인권위 독립성 확보, 정부 및 지자체 반인권행보 중단
- 자주평화 : 대북적대정책폐기, 남북관계개선, 5.24조치해제, 민간교류보장 / 한반도사드배치반대, 한미일삼각군사동맹중단, 일본의 군국주의 무장화 반대
- 세월호 : 세월호 온전한 인양,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 안전사회건설
- 생태환경 :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 계획 폐기 / 신규원전 건설 저지, 노후원전 폐기
- 사회공공성 : 의료·철도·가스·물 민영화 중단 / 제주 영리병원 추진 중단, 공공의료 확충
- 재벌책임 강화 :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로 최저임금 1만원 실현 /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전환하청노동자 직접교섭 참여 등 사용자 책임 이행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는 물론, ‘쉬운해고-평생 비정규직’을 담고 있는 노동개악 중단, 추락하는 쌀값 및 농산물 적정 가격 보장,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세월호의 진상규명, 700조가 넘는 재벌 사내보유금 환수로 좋은 일자리 창출 및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의료·철도 등 공공시설 민영화 중단, ‘대선개입’ ‘해킹 파문’의 주역인 국정원 해체, 신규원전 건설 저지 및 노후원전 폐기 등 다양한 요구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투쟁본부는 다음달 5일 토요일 2차 투쟁대회를 예고했다. 현재 경검 등 수사기관은 대대적으로 엄포를 내리고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는 등, 대회 사전 차단에 몰두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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