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경찰이 지난해 11월 열린 ‘민중총궐기’와 관련, 불법폭력행위의 증거물로 민주노총으로부터 압수해간 경찰 헬멧, 해머, 밧줄, 손도끼 등을 민중총궐기와 무관한 물품으로 결론내리고 뒤늦게 반납한 사실이 알려졌다.
23일자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21일 민주노총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압수수색 종료 한시간만에 이례적으로 압수물을 공개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당시 경찰은 압수물로 경찰 헬멧과 해머, 밧줄, 손도끼 등을 공개하며 불법시위용품이라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결국 치졸한 여론조작 우려가 현실이 됐다.”면서 “다음 수순은 뻔하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과 TV조선, 채널A 등이 호들갑을 떨며 갖가지 소설을 써대고 막말 패널들을 불러놓고 민주노총이 폭력집단인 듯 대대적인 여론선동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노총은 경찰이 불법시위용품이라 주장한 물건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경찰 헬멧에 대해선 2013년 철도노조 파업 당시 한 청소노동자가 주워온 것이라 설명했고, 해머는 기자회견에서 얼음 깨기 퍼포먼스에 썼던 것이라고 밝혔다. 밧줄에 대해서도 2013년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을 침탈할 당시, 추락사고를 대비해 사용한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손도끼에 대해서도 상근자가 농작물 가꾸기용 및 캠핑용으로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이 우려한 대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일제히 경찰이 압수한 용품들을 ‘무기’로 규정하면서 폭력성을 강조해 제목을 박았다. 이같은 내용의 기사를 온라인에 수차례 반복전송(어뷰징)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새누리당은 이런 보도들을 통해, 스피커를 키웠다.
“민노총 본부 PC 하드디스크 대부분 사라졌다” (조선일보, 11월 23일자 1면)
“경찰무전기·절단기·도끼 등 나와 무전내용 해독, 불법시위 악용 가능”(조선일보, 11월 24일자 12면)
“민주노총 압수수색, 손도끼·해머·절단기 나와”(중앙일보, 11월 23일 18면)
“민노총 첫 압수수색…경찰 무전기-헬멧-손도끼 나와”(동아일보, 11월 23일 16면)
수사기관이 스스로 증거로서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조중동 등 대다수 언론은 이같은 사실을 바로잡거나 보도하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민중총궐기과 민주노총에 ‘폭력 프레임’을 노골적으로 씌우기 위해, 경찰과 조중동 등의 언론이 합작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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