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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한강 도하’ 주도했던 백남기 씨…“의혈이 한강을 넘으면 역사를 바꾼다“
중앙대 동문과 농민들, 중앙대~서울대병원까지 백남기 씨 쾌유 기원하는 ‘도보행진’
등록날짜 [ 2015년11월21일 20시10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지난 주말 열린 11.14 민중총궐기 때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머리를 맞아 사경을 해메고 있는 백남기 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중앙대 동문들과, 농민들이 도보행진을 벌였다. 
 
중앙대 재학생과 동문, 농민 등 200여 명은 이날 정오 경,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정문 앞 광장에 모여 인도로 도보행진을 했다. 행진은 한강대교를 건너 신용산역, 서울역, 을지로입구, 종각, 종로 5가 등을 거쳐 백남기 씨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까지 행진했다.
 
사진-제보사진
 
행진 참가자들 다수는 ‘살인폭력진압 추방’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등이 적힌 팻말을 몸에 붙이고 행진했다. 이들은 강신명 경찰청의 파면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죄를 촉구하는 플랜카드도 함께 들었다. 이외에도 백 씨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은 피켓 등을 들고 행진하는 이도 있었다. 
 
중앙대 민주동문회는 “의혈이 한강을 넘으면 역사를 바꾼다” “백남기 선배님, 부디 쾌유하십시오”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박정희-전두환 독재시절 3번 제적, 투옥…‘박정희 유신잔당 장례식, 중앙대 한강도하 투쟁’ 주도했던 백남기 씨
 
 
현재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씨는 1968년에 중앙대 행정학과에 입학했으며. 그 때부터 3선개헌, 유신 등 헌법을 유린하며 장기집권을 강행하던 박정희 정권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그는 1971년 군을 대학에 주둔시킨 위수령 사태에 반발하다 1차 제적을 당했고, 복교 이후 1975년 전국대학생연맹에 가입해 활동하다 2차 제적을 당했다. 
 
유신정권이 막을 내린 뒤인 1980년, 그는 어용 학도군단을 제거하고 재건총학 1기 부회장을 지냈다. 백씨는 그 해 5월 ‘박정희 유신잔당(전두환-노태우-신현확) 장례식을 주도하고, 흑석동 캠퍼스에서 한강대교를 건너 서울역까지 행진하는 ‘중앙대 4000인 한강도하 투쟁’을 주도했다. 
 
백씨는 한강도하 투쟁 이틀 뒤 전두환 신군부 계엄군에 체포돼 모진 고문을 받았으며 같은 해 7월 학교로부터 3차 제적을 당했다. 백씨는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군사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1981년 3월 특사로 풀려난 뒤 고향인 보성군에 낙향,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는 농사일을 하면서도 카톨릭 농민회에서 활동하는 등 농민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섰다.
 
대자보를 통해 이번 거리행진을 제안한 신지영 씨는 "물대포는 폭력 저지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입을 막으려는 국가의 폭력"이라며 "농민의 목소리를 전하러 온 농민을 물대포로 살인 진압하는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맞느냐"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우리 선배인 백남기 선배님은 젊어서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투옥됐고, 2015년엔 또다시 국가폭력에 맞서다 쓰러지셨다"면서 ”쾌유를 위해 함께 행동하자“고 말했다.
 
중앙대 민주동문회 홍성범(정외과 85학번)씨도 “수십 년 전 민주화를 외쳤던 자리에 다시 오게 돼 감개무량하면서도 서글프다."며 "학생 시절엔 박정희에게, 지금은 그 딸인 박근혜에 희생되는 걸 보며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전기환 전농 부의장은 “이 정권은 살려달라는 국민들의 말을 듣기 싫으면 듣지 말 것이지 왜 죽이려고 까지 하는가”며 “반드시 폭력경찰을 처벌하고 대통령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보사진
 
한편 행진단은 오후 5시경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백 씨의 큰딸인 백도라지 씨는 눈물을 흘리면서 “아빠의 쾌유를 빌어주시면서 걸어주신 거 정말 감사드린다.”며 “의식 없이 누워계시긴 하지만 아빠 생각하는 많은 후배와 시민들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실 거다. 가족을 대표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은 “의혈 중앙이 한강 다리를 넘어서 올 때마다 역사를 바뀌었다는 말씀을 들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박근혜 독재권력의 말로가 다가오고 있지 않나 싶다.”면서 “권력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내뱉는 말을 들으니 ‘정신분열증’에 걸린 거 같다”면서 “결국 국민을 죽게 하고 정신분열 증세를 일으키고 있다”고 성토한 뒤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백 씨와 30년 지기라고 밝힌 정현찬 카톨릭농민회 회장은 “농민들은 큰 욕심 부리지 않았다. 가난한 삶을 살아왔는데도, 농민들은 지금 농촌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밥쌀용 쌀 수입 그만해라, 농민이 마음 놓고 농사지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물대포로 답변했다”고 질타했다.
 
정 회장은 “백남기 동지가 학생시절엔 그 아버지에게 많은 고통을 당했고, 딸에겐 물대포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면서 “백 동지에게 힘을 보탭시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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