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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직사’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 씨, 뇌수술 받았으나 여전히 ‘위중’
민변 조영선 변호사 “최루탄에 희생된 이한열 열사가 섬뜩 떠올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도 가능”
등록날짜 [ 2015년11월15일 17시58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14일 열린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캡사이신 물대포’를 직사로 맞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농민 백남기(69)씨를 비롯, 경찰의 ‘캡사이신’ 물대포에 맞은 중상자들이 속출했다. 수많은 집회 참가자와 현장 취재 기자들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이날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씨는 15일 새벽 서울대병원에서 4시간에 걸쳐 뇌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태다. 1947년생인 백 씨는 과거 카톨릭농민회 광주전남연합회장, 전국 부회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쌀값 폭락과 한중 FTA 체결에 반발해 상경 시위를 하다가 불상사를 당했다.
 
투쟁본부는 측은 "백씨는 뇌수술을 받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현재 의식이 없고 위중한 상태"라면서 "물대포를 맞고 뒤로 넘어져 뇌출혈이 있고 코 부분이 함몰되고 안구에도 이상이 있다"고 밝혔다. 
 
14일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 씨(사진-신혁 기자)
 
백 씨는 14일 저녁 6시 50분경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이 갑지기 직사한 물대포를 맞아 2m가량 뒤로 날아가 쓰러졌다. 이후 백씨를 구조하러 접근한 시민들에게도 경찰은 계속 물대포를 날렸다. 백씨와 이들을 향한 물대포 살수는 20초 정도 지속됐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이에 대해 “영화에서나 볼 듯한 내용이었다. 주변에선 상당히 소강상태였는데 물대포 3대 중 한 대가 백 씨를 발부터 시작해 가슴 위까지 쐈다.”면서 “넘어진 후에도 물대포는 계속 백 씨를 쐈다. 주변 시민들이 백 씨를 모시고 가는데도 계속해서 물대포가 날아왔다”면서 “제가 달려갔을 땐 귀, 입, 코에서 피가 흐르고 의식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경찰의 행태를 질타하기 위해, 15일 오전 11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주최로 백 씨가 입원해 수술을 받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측은 15일 서울 종로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씨의 상태를 설명하고,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김준영 기자)
 
민변 사무처장인 조영선 변호사는 발언을 통해 "(지난 87년)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희생됐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섬뜩한 동영상을 봤다."며 “87년이나 2015년이나 달라질 것 없는 경찰의 폭력성, 국민을 적으로 간주한 악랄하고 잔인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조 변호사는 기자들의 취재내용 및 동영상 등을 검토해 본 결과 "경고 방송도 없었고 예비적인 분사 발포도 없었다. 살수차 운영지침에 보면 안전을 고려해 가슴 이하 부위로 살포를 해야 하는데 백씨는 머리를 가격 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법률적 측면, 20초 이상 넘어진 사람을 가격했다는 점에서 업무상 과실을 넘어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살수차 운영지침에 대해 피해자 가족과 협의해 형사고발과 국가 상대 손해 배상청구, 헌법소원 등을 고려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투쟁본부 측은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은 무차별적으로 고압 물대포를 난사했다.”면서 "백 씨는 직사 물대포를 가슴 부위에 맞고 날아가듯 내동댕이쳐졌고 경찰은 이미 쓰러진 백씨와 백씨를 보호해 병원으로 이송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연거푸 물대포를 난사했다"고 질타했다.
 
투쟁본부 측은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아니었다면 어떻게까지 그렇게 할 수 있느냐”라며 “살수차는 중무기에 해당하며, 직사살수를 할 때는 안전을 위하여 가슴 이하 부위를 겨냥하여 사용하도록 돼 있으나 경찰은 규정을 어겼다. 최소한의 안전 지침마저 지키지 않은 경찰의 반인권적 폭력이 백남기 농민을 사경으로 내몬 주범"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투쟁본부 측은 충남에서 온 오모 씨는 고막이 찢겨지고 각막이 손상됐다. 수십명이 골절 등 심한 부상을 입었고, 엄청난 캡사이신 살수로 500명 이상의 시민이 피부발적, 수포, 화상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투쟁본부 측은 경찰이 ‘위헌’ 판결을 받은 수많은 차벽을 설치해, 스스로 교통체증을 유발한 점을 들며 시민들의 통행마저 원천봉쇄했다고도 질타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사죄와 강신명 경찰청장 파면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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