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국정원이 지난 18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김정은이 남한에 대해 대테러, 사이버테러에 대해 적극 역량을 결집하라는 이런 지시를 해 정찰총국 등에서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테러 유형은 반북 활동, 탈북민, 정부인사들에 대한 위해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같은 날 청와대는 국정원의 발표에 발맞춰, 국정원에 날개를 달아주는 테러방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얼마 전까진 제2의 IMF가 올수 있다면서 ‘경제위기론’을 주장하더니만, 이젠 ‘안보위기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같은 국정원의 보고에 따라 언론들도 ‘테러 공포’ 조성을 거들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이날 1면 <북한 테러·납치 대상자 명단에 김관진·윤병세·홍용표·한민구> 보도에서 “특히 당정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참석자들은 국정원이 꼽은 북한의 납치·테러 대상자 명단에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윤병세 외교·홍용표 통일·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정부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조선일보>도 1면에 <김정은, 대남 사이버테러 준비 지시>, <동아일보>도 1면에 <국정원 “김정은, 대남 테러 준비 지시, 정찰총국이 南기간시설 자료 수집중”>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특히 <동아일보>는 같은 날 <심상찮은 김정은...정관계 인사-지하철 등 노릴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청와대 고위당국자가 실명으로 북 테러위협을 언급한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북한의 관련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동아일보>는 “총선 직전 지하철역이나 공항 등 다중이용시설을 겨냥해 원격장치를 이용한 독가스나 폭발물 테러를 할 수 있다. 원전이나 가스저장시설, 변전소, 정수장 등 국가기반시설 파괴는 도심기능 마비와 민심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북한 특수부대의 핵심 표적”이라며 북한 테러설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더 나아가 20일자 사설 <野, 테러방지법 외면해 ‘제2 이한영’ 나오면 책임질 텐가>을 통해서도 “북이 지하철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을 겨냥한 테러나 사이버테러를 감행할 경우 정부는 사후 수습을 할 수 있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기능과 권한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어 대응에 제약을 받는다.”며 “이 때문에 테러방지법을 제정하려고 하나 국정원의 권한 남용을 우려한 야당의 완강한 반대로 입법이 안 되고 있다.”며 야당에 테러방지법 처리 촉구를 압박했다.
<YTN>도 20일 <계속되는 북한 도발에도 무덤덤한 젊은 세대>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SNS에서 ‘미사일’을 압도한 단어가 있다. 바로 인기아이돌 그룹 엑소”라면서 “무려 4만8천 번 넘게 등장하며 북한 미사일 관련 검색어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만7천 건 가량 더 언급됐다”고 지적했다.
<YTN>은 또 “이 기간 북한이라는 단어는 ‘아이돌 육상대회’라는 TV 예능프로에 밀렸고, 김정은 역시 설 연휴 최고의 흥행작인 ‘검사외전’보다 관심이 적었다.”면서 “침착하다 못해 무심해보인다. 안보불감증, 북한 면역증같은 말까지 나온다.”며 젊은 세대들이 마치 ‘안보’에 무심한 것처럼 보도했다.
이같이 국정원이 ‘대남 테러 지시설’을 흘리자, 이같은 친정부 성향의 언론들이 일제히 이를 확대 보도하면서 야권에 테러방지법의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부와 새누리당은 테러방지법 필요 이유에 대해 IS를 이유로 든 바 있다.
“수십년 간 ‘무슨 때’마다 울어대는 늑대, ‘불안감’을 표까지 주고 사다니 한심”
이같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북풍’ 몰이에 대해, 전우용 역사학자는 19일 트위터에서 “뒷산 늑대는 수십년 간 변함없이 시시때때로 울어대는 '무슨 때'만 되면 늑대에 대한 불안감이 마을을 덮는다. 이런 경우엔 늑대가 아니라 '무슨 때'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슨 때’마다 ‘불안감’을 표까지 주고 사는 건, 참 한심한 짓”이라고 질타했다.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위원장도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의 생명줄을 끊어 안락사 시켜버리겠다는 박근혜 정부는 주요 언론을 통해 북한이 3, 4, 5월에 대남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하는 보도를 내보낸다”며 새누리당과 정부, 친정부 성향의 언론이 합세해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그들은 국민이 겁을 먹을수록 더 신이 나서 대한민국이 완전히 파멸하는 시나리오를 거침없이 뿌려댄다”고 꼬집은 뒤 “다시 국가정보원이 정국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그들의 상상력 공장에서는 매일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파국의 이미지가 대량생산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을 예상하는 언론을 보면 점쟁이들 같다.”고 질타했다..
그는 “4월 선거 전후까지만 이 짓을 하겠단다. 그런데 이게 먹혀드니 공정한 선거란 불가능하다”며 ‘북풍’이 확실함을 강조하면서도 “야권도 지금은 두려워할 때가 아니다. 전쟁이 아닌 평화, 두려움이 아닌 용기로 맞서야 한다. 이 북풍의 먹구름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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