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대선개입, 간첩조작 등으로 수많은 물의를 일으킨 국정원에 날개를 달아주는 ‘테러방지법’ 날치기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 12번째 주자로 나섰다. 김 의원은 발언 도중,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이 벌인 댓글 공작사건과 관련, 댓글 내용이 적힌 자료를 모조리 출력해 와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12시30분경, 서기호 정의당 의원의 다음 주자로 나섰다. 그의 연설이 4시간째 될 무렵인 오후 4시 30분경,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을 언급하며 한 박스 분량으로 준비해온 A4용지 뭉텅이를 10여개나 발언대에 쌓았다.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 검찰에 제출된 자료만 모은 것이다.
그는 “이런 정도로 국정원이 직원들을 통해서 댓글공작을 했다.”면서 “이 정도가 여론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그러면 어찌되겠나. 이 내용을 일일이 소개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시간상 보여주는 선에서 그치고) 국정원이 직원을 통해서 댓글공작을 했고, 결국 이것이 어느 정도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쳤냐면 7%가량의 지지자를 바꿀 수 있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26일 필리버스터 중, '국정원 댓글'을 출력해 소개한 김현 의원(사진-팩트TV 영상 캡쳐)
지난 대선을 앞두고, 2012년 12월 11일 그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당시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국정원 직원이 인터넷에 야당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다는 첩보를 입수해 댓글작업을 벌이던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 앞에서 경찰과 선관위 직원들과 함께 밖으로 나올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국정원 직원은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나오지 않았고, 이틀이 지난 뒤에야 문을 열어줬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측에선 야당 의원들의 ‘감금’ '인권침해'라고 강변한 바 있다.
닷새 뒤인 12월 16일 밤 11시, 18대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서울 수서경찰서는 예고도 없이 '국정원 댓글녀 사건'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정원 직원의 PC와 노트북 등에서 대선 관련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경찰의 후속 수사와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이 댓글을 단 사실이 확인됐다. 의도가 어찌됐든 이런 경찰의 발표가 없었다면, 대선 결과는 분명 뒤바뀌었을 것이라는 셈이다.
지난 대선직전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정치개입 댓글을 달다 적발된 국정원 여직원, 자신이 야당 측에 감금을 당해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강변했다.(사진출처-채널A 뉴스영상 캡쳐)
김 의원은 이어 “국정원이 정치개입하는 것도 막아야겠지만, 언제든지 국민 정서를 불안케해서 또다른 프레임을 만들어 선거의 흐름을 (새누리당에)유리하게 만드는 것을 단호하게 배격해야하기 때문에, 테러방지법 독소조항을 없애자는 것을 계속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건을 회고하며 “현장에 가장 먼저 갔던 사람으로, 아직도 사건을 단 하루도 잊어버리지 않고 있다”면서 “참 아쉬운 건 (국정원 직원)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래서 (국정원 직원이) 2박3일동안 오피스텔 안에서 증거를 인멸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권은희 당시 수사과장(현 국민의당 의원)이 공정하게 해결하려고 했는데 아쉬움이 있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필리버스터를 시작하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19대 국회의원하면서 2번의 재판(국정원여직원감금사건과 대리기사 폭행혐의)을 받고 있다. 물론 폭행 건은 무죄판결 받았고 감금 건은 아직 1심 재판 중”이라며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면 안 된다. 테러방지법에 대해 독소조항을 제거해야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원은 4시 16분 동안 발언을 지속한 뒤 오후 4시 50분경에 발언을 마쳤고, 같은 당 김용익 의원에게 바통을 넘겼다. 김용익 의원은 오후 6시 30분 현재 연설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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