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밀어붙이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대학생, 청소년, 역사학자 등이 국정화 중단을 촉구하며 모였다. 갑작스레 추워져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1만여명이 모였다.
460여개 시민사회·역사단체들이 모인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이날 청계광장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3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특히 이날 무대에는 보름여 동안 각계에서 31만 5000여명이 참여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지가 담겨 있는 박스가 놓였다.
이날 대학생들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과 이화여대 인근, 용산 전쟁기념관 등지에서, 역사 교수들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행진을 해 청계광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날 결의문에서 "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단순히 교과서 발행제도를 검인정에서 국정으로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전통의 중심을 독립운동에 두느냐, 친일세력에 두느냐이자, 4·19혁명을 계승한 민주화 세력에 두느냐 5·16 군사쿠데타를 찬양하는 독재세력에 두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성공할 리 없고, 성공할 수 없으며, 성공해서도 안 된다"고 목소릴 높였다..
안병욱 전 진실화해위원장은 “집권 3년동안 역사에 남을 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박근혜 정권이 현 한국사 교과서가 북한 주체사상을 미화하고 친북 좌편향이라는 막말을 늘어놓고 있다”고 질타했다.
안 위원장은 “정치를 한 것은 아버지의 명예회복이라고 말한 바 있는 박근혜”라면서 “권력을 이용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겠다는 음모를 내비치고 있다. 독재정권의 최후가 비참했듯이 박 대통령은 냉엄한 역사의 심판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권택 학생은 '윗분들'에게 드리는 편지라면서 "정부는 교과서에 유관순 열사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비상교과서 287쪽에 유관순 열사가 분명하게 나와 있다."며 "그렇게 독립투사를 생각하는 윗분들은 친일파 청산은 깔끔히 했는지, 독립투사의 후손 분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교과서를 만드는 교수님, 가르치는 선생님, 배우는 학생까지 반대하고 있다. 과연 국정교과서는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반문한 뒤, “윗분들에게만 ‘올바른’ 국정교과서에 반대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박성호 군 어머니 정혜숙씨는 "지난해 4월 16일 '가만히 있으라'는 사악한 주문에 304명의 목숨이 희생당해야 했지만, 아직도 그 사악한 주문은 끝나지 않은 듯하다"면서 “역사를 지우려 해도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거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외쳐주셨던 국민 여러분이 국가의 기억통제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최창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장도 "한국사 교과서가 국정화된다면 사회나 윤리, 경제 등 전과목 교과서를 국정화하려 할 것"이라며 국정화를 연달아 밀어붙일 것이라며, "국가나 교과서를 통제하고 지배권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독점해내는 것을 막아내겠다"고 목소릴 높였다.
한편,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청계광장을 시작해 을지로2가 등을 거쳐, 서울시청 앞 국가위원회 건물까지 행진했다. 국가위원회 건물 위에는 기아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최정명 씨와 한규협 씨가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현대기아차 측에 ‘정규직 전환 법원판결’을 따르라고 요구하며 142일째 고공농성을 진행 중이다. 고공농성 중인 이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으로 집회를 오후 9시 30분경 마무리됐다.
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마지막날인 2일 각계에서 모은 국정화 반대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달 5일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확정 고지될 시, 4차 범국민대회를 계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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