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역사학계와 대학생, 청소년 단체 등이 나서 불을 붙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움직임이 사회 각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거센 반대여론에도 강행한 것에 대해 질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66개 시민사회단체와 역사단체들이 모인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17일 오후 서울 4시, 광화문 인근 세종로공원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대회에는 약 2천명의 시민이 모였다.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친일독재 역사왜곡을 하겠다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지 일주일도 안됐지만, 온 국민이 뜨겁게 반대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교수들과 대학생들, 청소년들, 학부모, 교사 등의 반대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퍼지고 있음을 언급한 뒤, “이 모두가 유신독재 친일의 장본인이었던 박정희 딸 박근혜가 역사쿠데타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정의와 진실의 외침”이라고 주장했다.
변 위원장은 이어 “국정교과서는 교육과 헌법, 민주주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헌법재판소도 검인정, 자유발행제가 헌법에 부합판다고 판시했음을 언급했다. 그는 “세계의 여러 나라들은 이미 검인정을 넘어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것이 추세다. 새누리당도 국정제는 자유주의 이념과 맞지 않다고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권은 단 한 번의 의견수렴도 없이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기 위해 색깔공세를 하고, 국민과 학생들을 능멸하고 있다.”고 질타한 뒤, 거짓과 왜곡으로 국정화를 밀어붙이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역사를 장악하려는 저의를 잘 알고 있다. 반드시 친일 세력을 미화한 역사가 아닌 독립운동과 민주화를 위해 피땀흘리며 싸운 순국선열들의 역사, 자본가의 역사가 아닌 전태일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세월호 사건의 진실을 기억하고 박근혜 정권의 반동의 역사를 반드시 기억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신정변은 남북이 서로 짜고 친 것, 이런 내용을 역사책에 기록해야할 거 아닌가”
민주주의국민행동의 상임대표인 함세웅 신부는 “박근혜는 대통령 후보 당시 했던 이야기들 우리가 다 기억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나 불법관건선거로 권력을 잡고 나선 다 거짓말로 변하고 있다.”고 규탄한 뒤 “(유신독재시절)박정희가 인혁당 관계자 8명을 대법원 판결나자마자 17시간 만에 사형을 집행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는 본인 입으로 (인혁당 사건에 대해)사과했지만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사람은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함 신부는 “김무성도 입만 열면 ‘좌편향’을 떠드는데, 원조는 박정희”라면서 “유신정변을 일으키기 5일 전에 북한에게 통보하고, 하루 전에 미국에게 통보했다.”면서 공개된 미국의 비밀문서 내용을 언급한 뒤, “유신정변은 남과 북이 서로 짜고서 북은 1인 독재 계승(세습)으로, 남은 박정희 영구집권을 하기 위한 연극이었다. 이런 내용들을 역사책에 기록해야할 거 아니냐”라며 목소릴 높였다.
그는 “단군신화는 우리민족의 얼이 담겨있다. 곰처럼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라면서 “김무성과 새누리당, 유신잔당 후예들에게 조금도 분노하지 말고 진실을 통해 선열들의 얼과 역사를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로 역사학자인 이이화 씨도 “뉴라이트 세력은 역사를 아무것도 모른다. (국정교과서의)목적은 5.16 군사정변을 어쩔 수 없는 조치, 유신은 바로 경제발전의 토대로 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친일파들이 근대화의 주역이 되었다고 기술해 독립운동, 민족통일, 민주화세력을 그 반대로 몰아가려는 것”이라면서 “이는 민족운동이며, 정신운동이다. 국정교과서를 막아내지 못하면, 후세는 우리를 정신도 없고 용기도 없어 못 막아냈다고 쓸 거다.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장준하와 전태일 사라질 국정교과서” “교사의 자존심 건드렸다. 참을 수 없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도 “왜 아이들이 배우는 검정교과서에 빨간칠하나. 음식과 같은 교과서에 빨간칠을 한다. 그래서 참을 수가 없다.”고 규탄했다.
그는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를 가지고 어떻게 종북몰이할 생각을 하느냐. 교사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거듭 규탄한 뒤 “검정교과서에는 박정희와 함께 장준하가 등장했고, 전태일이 등장했다. 국정교과서로 가면 장준하와 전태일은 어디서 찾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지난 16일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연 기자회견을 거론하면서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앞서 진재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중·고교생의 지적 수준이 역사 교과서에 실린 비판적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미성숙하다고 폄하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아이들 모독하지 마라. 아이들이 미성숙하다고? 성숙한 당신들 하는 짓이 성숙한 짓인가? 성숙한 짓이면 아이들에게 미성숙한 채 남아있으라고 권하고 싶다”면서 “역사교사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하지 마라. 이번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의 유권자들을 거리로 불러냈다. 책임져라”고 경고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평화나비 네트워크‘의 정수연 씨도 "지금 대학가는 중간고사 기간임에도 학내 곳곳에 '역사를 후퇴 시키지 말라'는 내용의 대자보들이 붙고 있다"고 밝힌 뒤, "국정교과서는 박근혜 정부가 한 행동 중에 가장 큰 실수였구나 하고 깨닫는 날까지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은 많은 학생들이 손수 제작한 손피켓을 들고 나섰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도, 대학생들도 적극 행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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