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대학 교수들의 국정 국사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3일 한국교원대와 연세대, 14일 고려대, 경희대에 이어 15일도 부산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전남대 교수들까지 잇달아 집필 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계의 심한 반발에도 아랑곳 않고 국정화를 강행한 정부와 새누리당을 비롯, 국사편찬위원회를 곤혹케 할 전망이다.
부산대학교 역사 관련학과 교수 24명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번 국정화 반대 성명에서 국정 교과서 제도가 독재 권력의 산물이었고, 국정제 부활은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아울러 이른바 ‘하나의 교과서’를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반교육적인가에 대해서도 적시하였다.”면서 “그럼에도 국정화를 강행한 교육부의 처사에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성토했다.
이어 부산대 교수들은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등 헌법정신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국정제를 강행함으로써 세 원리가 균형을 이뤄 정립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을 부정한 만큼 집필 거부를 선언하는 것으로 우리의 뜻을 천명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한 “역사학자로서의 전문성은 물론, 학문과 사상의 자유라는 헌법 정신에도 위배된다. 이것이 정치권력의 의중에 따라 진행되는 국정교과서의 집필을 거부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교수들도 같은 날 성명서에서 "역사학은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학문이 아니다. 사실이 있으면 쓰고, 지도자의 공과는 엄정하게 평가한다. 이것이 사관(史官)의 정신이고, 사마천이 궁형(宮刑)의 치욕을 당하면서 세운 기초“라고 강조한 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에 이르기까지 정부여당이 보여준 태도를 보면 정부가 역사를 통제하고, 창조하고, 이를 후세들에게 강요하려 한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들은 “분단국가라는 이유로, 역사교육의 통일성을 주장하며 국정화를 강행하고 있다. 한국사 국정화가 국제적 상식과 헌법가치에도 걸맞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면서 “오직 독재국가와 전체주의 국가들만이 역사교과서와 역사교육을 독점하고 있다.”며 북한 등 극소수 독재국가만이 국정교과서를 쓴다는 것을 강조한 뒤, “정부의 국정화 정책은 시대착오적이며, 비민주주의적이며, 비교육적이고 21세기 국제적 상식에 현저히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외대·성균관대·서울시립대·중앙대 사학과 교수 29명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역사를 국정화하는 것은 전제정부나 독재체제에서나 행하는 일"이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지침에 따라 편찬된 역사교과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인식과 창의력, 상대방을 배려하고 포용하는 민주주의적 사고능력의 성장을 저해한다."며 국정화의 철회를 촉구했다.
전남대 역사학 관련 교수 19명(해외 체류·장기출장 2명 제외한 전원)도 같은 날 성명서에서 역사는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가의 학문적 양심과 전문성을 통해 이루어져 가는 장기지속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 권력자들은 역사를 왜곡하고 정치도구화하면서 순간순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려 했다”도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권력자들이 역사를 정치의 도구로 악용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가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라며 “유신시대 박정희 정권이 그렇게 했으며, 현재는 북한을 비롯하여 몇몇 정치적 후진 국가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나아가 “정부·여당이 국정화를 추진하려는 의도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남북분단을 고착시키는 데에 있다”면서 “학자적 양심과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바라는 충정에서 국정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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