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연세대, 경희대 역사교수 전원이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한 가운데, 16일 저녁 고려대학교 역사계열 교수 18명(한국사학과, 사학과, 역사교육과)전원과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4명이 한국사 국정 교과서 제작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고려대 교수들은 선언문을 통해 “역사교육을 퇴행시키고, 나아가 교육 및 민주헌정질서의 가치를 뒤흔드는 정부와 여당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집필 거부 선언을 했다.
이들은 “한국사 교과서는 최근 들어 정부와 여당에 의해 이념 논쟁과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면서 “2013년 정부와 여당은 친일과 독재 미화로 지탄받은 교학사 교과서를 무리하게 통과시키며 검인정제도를 크게 훼손시켰다.”고 지적한 뒤 “또한 억지춘양으로 통과시킨 교학사 교과서가 학계와 교육계로부터 질타를 받고 교육현장에서 사실상 채택되지 않자 끝내 국정화라는 무리수를 두게 되었다.”고 규탄했다.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국정교과서(사진출처-민족문제연구소 동영상 캡쳐)
이들은 “많은 이들이 상식적인 차원에서 반대해 왔음에도,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국정화를 강행하는 것은 집권세력의 당리당략적 이해 추구 외에 그 이유를 달리 찾을 수가 없다.”면서 질타한 뒤, “새로 만들어질 국정 교과서는 정부 여당이 말하는 이른바 ‘올바른 한국사 교과서’가 아니라, 최고 권력자와 정부 여당이 그 기준을 제시하는 ‘편향된 교과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들은 “더구나 교과서 체제가 근본적으로 바뀜에도 1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에 이를 제작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졸속 부실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졸속’ 행정을 힐난했다.
이들은 끝으로 “고려대 교수 선언에서 우리는 정부 여당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국민 통합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확신시킬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제기했었다.”면서 “이미 목도하고 있듯이 정부 여당의 무리한 국정화 추진이래 역사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찾아 나가려는 사회적 논의는 실종된 채 구태의연하고 비상식적인 이념 대립만이 횡행하고 있다.”며 “이 모든 갈등과 분열의 책임은 정부 여당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못박았다. 앞서 고려대 역사·인문사회계열 교수 160명 등은 국정교과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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