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연세대에서 북한식 글투를 패러디해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밀어붙이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꼰 대자보가 화제를 모은 가운데, 고려대에서도 같은 형식의 대자보가 19일 붙었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 고려대 재학생은 대자보 제목부터 <고등중학교 력사교과서 국정화는 우리공화국 인민의 시종일관한 립장>이라고 표기했다. 북한에서나 채택하는 국정교과서를 북한처럼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을 조롱한 셈이다.
이 대자보는 “위대한 반인반신 박정희 동지의 5·16 군사혁명과 유신의 유지를 받드신, 경애하는 지도자 박근혜 동지께서 고증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결정하시었다”는 말로 시작한다.
또한 대자보는 “경애하는 지도자 박근혜 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훈시하시었다”라고도 말했다.
훈시 내용은 이른바 ‘우주의 도움’을 패러디했다. “올바른 력사관과 가치관 확립을 위하여 열어 나가도록 종북론난이 일어난 력사교과서를 국정화하여 미성숙한 고중 학생들의 사상을 정화하여야 하는 것은 인민의 강렬한 지향이며 어길수 없는 민족적과제로 이를 념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줄 것이다”
국정화 결정에 대해서는 “국론분열 이념책동을 저질러 불신의 연륜을 새기는 매국역적 반동 종북주의자들의 놀라운 망동을 일시에 종식시키고, 우리 공화국의 내일을 위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사상과 교육으로 정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자 값 높은 혜안“이라고 비꼬았다.
이 대자보는 앞서 같은 형식으로 대자보를 쓴 연세대를 “참새를 학교 상징으로 쓰는 련대”라고 지칭한 뒤 “(연세대를) 위시한 각급 대학 좌빨 역사학계는 혹여 자기들 밥그릇이 줄어들까 반기를 드는 수작을 부리었다.”고 했다.
또 연세대 앞에서 벌어진 일부 시민단체의 ‘국정화 반대 교수 규탄 시위 사진’을 첨부한 뒤 “혁명의 수도 서울에서 만고역적 종북주의 력사학과 교수들을 규탄하고 학생들에게 동맹휴업을 고무하는 대회가 열려 많은 인민단체에서 참가하였다”고 비꼬았다.
대자보는 나아가 “대회장소인 련대 린근은 천추에 용납 못할 역적패당의 반정부적, 반공화국대결망동에 치솟는 분노를 금치 못하며 좌빨역적패당 리념대결광신자들을 신촌땅에서 영영 쓸어버리고 력사교과서 통일의 혁명적위업을 이룩할 기세드높이 모여온 20만여명의 군중들로 차넘치었다.”고 거듭 비꼬았다.
대자보는 끝으로 “경애하는 지도자 박근혜동지의 두리에 일심단결된 천만 군민의 념원과 력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최고의원 김무성동지의 결사옹위가 있는 한 유신조선의 최고존엄 반신반인 박정희동지의 유신정신은 영원하며 우리 인민은 언제나 박근혜동지의 령도를 따를 것”이라고 거듭 북한식으로 비꼬았다.
대자보는 마지막엔 “유신 44(2015)년 지나가던 고파서”라고 썼다. 박정희 유신독재가 시작된 년도가 1972년이니, 올해로 44년째가 되기 때문이다.
앞서 연세대 한 학생은 대자보를 통해 역시 북한투 어체로 “민족의 위대한 령도자이시며 존엄높이 받들어모실 경애하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께서 얼마 전 력사교과서 국정화를 선포하시었다.”면서 “이는 력사에 길이남을 3.15 부정선거를 만들어내신 위대한 리승만 대통령 각하와 유신체제를 세워 대통령선거제도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신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가장 숭고한 기쁨과 영광으로 받들어 모시려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의 무한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며 북한처럼 국정교과서를 쓰려는 박근혜 정부를 비꼬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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