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북한이 '국정화 반대 총궐기 투쟁' 지령문을 보냈다는 <문화일보>의 보도가 거센 논란을 낳고 있다. 북한은 잘 알려졌다시피 ‘국정교과서’를 쓰고 있고, 이런 북한 등 극소수 국가만 쓰는 국정교과서를 과반 이상 여론의 반대에도 강행하려는 쪽은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다. 북한이 자신들의 정책을 지령한 것이 아니고, 정반대로 지령했다는 것이다.
<문화일보>는 28일자 1면 톱기사로 <北 “국정화 반대 총궐기투쟁” 지령>이라는 제목을 단 기사를 내보냈다.
<문화일보>는 "정통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통일전선부와 정찰총국 등 대남공작기관은 최근 조총련 등 해외 친북 단체와 국내 친북 조직 및 개인에게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대한 반대 투쟁과 선동전을 전개하도록 지시하는 지령문을 보냈다."면서 ‘정통한 대북소식통’을 출처로 내세웠다.
<문화일보>는 나아가 "북한 대남공작기관들은 지령문에서 '현재 남조선은 국정화 반대 열기로 뒤덮여 있다'며 '이런 시기에 일반 대중 운동 단체들의 투쟁에 재야 단체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더해서 민중총궐기 투쟁 열기를 더욱 높여 나가야 한다'고 선동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문화일보>는 “구체적인 이슈의 부각을 위해 ‘재야 모임, 언론 매체를 적극 활용해 박정희를 이어받은 박근혜 정권의 친일 행각과 사대주의를 폭로하고 다양한 형식과 방법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판 선전 사업을 벌여 나가라’고 지시했다”면서, “대남공작기관들이 구체적인 반정부 투쟁 전술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문화일보>는 "일부 국내 북한 추종 세력은 인터넷과 SNS 등에 북한 당국의 지령대로 국정화 반대 논리와 반정부 선동 글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공안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며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의 말도 인용해 "일부 종북 세력과 북한의 국정교과서 반대 논리가 동일하다"고 전했다. 국정교과서 반대하는 것이 북한의 주장과 동일하다고 한 셈이다.
<문화일보>는 이어 3면에서도 <北 “국정화 南南갈등 증폭”…종북세력 SNS 선동글 퍼나르기>라는 제목으로 추가 기사를 내보넸다. <문화일보>는 “북한이 국내 종북세력에게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지령문을 보낸 것은 ‘남남 갈등’을 촉발해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선전매체를 활용해, 연일 청와대와 정부를 맹비난하며 반정부 투쟁 분위기 조성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간 다음 날 새누리당은 <문화일보>의 보도를 거론하며 목소릴 높였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화일보>의 보도를 거론한 뒤, "사실이라면 어느 친북단체에 지령을 내렸고 이 지령받은 단체들과 개인은 누구이며, 역사교과서 문제가 불거진 이후 이 단체와 개인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적극적 수사로 이 문제를 관리해야 한다"며 국정원과 검찰 등 공안당국에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북한이 국내 종북세력에 반정부 투쟁지령을 보낸 목적은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전형적 통일전선전술"이라며 "이미 여야 정치권 갈등을 넘어 가치관 정립이 안된 학생들까지 정쟁에 휘말리고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문화일보>의 보도는 ‘국정화 반대’ 시민들을 북한 사주로 움직이는 것처럼 몰아갔다는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시민들 과반 이상이 ‘북한의 국정화 반대 총궐기 투쟁’ 지령에 따라 움직이는 간첩으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문화일보> 보도를 거론한 뒤, "북한이 이같은 지령문을 보낸 것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이 당연히 알 것이고 모른다면 명백한 직무 유기"라면서 해당 보도의 진위를 국정원에 요청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만약 이런 북한 지령문이 없다면, 또 국정원이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은 채 어물쩍 넘어 간다면 불리한 국정교과서 여론을 물타기하려는 불순한 공작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정화 물타기를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기사를 작성한 <문화일보>의 민모 기자는 29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취재원 보호 때문에 출처를 밝힐 수 없다.”면서 ‘정통한 대북소식통’ 등에 대해 밝힐 수 없음을 전한 뒤, "지령문에 따라 국내단체가 공작했다는 것은 제 기사 영역에서 벗어난 것이고 지령문에 대한 공안당국 확인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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