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국무총리실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작성한 내부문건에서 국정교과서를 발행 중인 해외사례로 북한 등을 들면서, 이들 나라를 후진국으로 규정한 것이 확인됐다. 반대로 서양 선진국들은 국정화와 정반대인 자유발행제를 채택한다고 언급했다.
6일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작성된 총리실의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문건은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이 문건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총리실 교육문화여성정책관실이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의 답변을 돕기 위해 각종 정치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해당 문건에는 국정교과서의 단점으로 ‘정부의 역사 해석권 독점 비판’ ‘교과서 개발단계의 정치 쟁점화 우려’ ‘학습자의 교과서 선택권 제한’ 등이 적시돼 있다.
문건은 검정교과서의 장점으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과서 개발’ ‘시장 경쟁을 통한 교과서 질 제고’ ‘역사해석의 다양성 보장’ 등을 언급했다. 국정교과서가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획일적인 역사교육을 학생들에게 강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해 1월, 국정교과서 쓰는 선진국은 없다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특히 북한도 (국정교과서)쓰고 있다”고 답한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사진출처-JTBC 뉴스영상, 트위터)
문건은 또한 ‘미국·영국·프랑스·스웨덴 등 주요 선진국’은 자유발행제를, 인근 국가인 일본과 중국은 각각 검정과 국·검정 혼용을, ‘북한·스리랑카·몽골·베트남 등 후진국’은 국정을 채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따른 문제점은 지난해 교육부 의뢰로 한국교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작성한 연구용역 보고서에도 적시돼 있다고 <경향신문>은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국정화의 단점으로 ‘국가주의 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배층 위주의 서술이 많아질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나열했다. 특히 보고서는 “특정 역사관을 국가가 옹호, 제시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면서 “실제로 국가발행제로 전환될 경우 집필진 구성에 따라서는 이른바 ‘이념논쟁’이 더 확산되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시장경제 원리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하는 등 수많은 문제점이 언급됐음에도, 결국 북한의 제도인 국정화를 무모하게 따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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