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박 대통령이 10년 전 한나라당 대표 시절엔 “역사에 관한 일은 국민과 역사학자의 판단 문제고 역사는 정권이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5년 1월 19일 <연합뉴스> 등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당시 박 대표는 연두기자회견에서 1965년 한·일협정 문서공개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정부 여당(참여정부-열린우리당)에서 하는 일이 국민들에게 의혹을 사게 된다면 정부는 손해나는 일이다. 역사에 관한 일은 국민과 역사학자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나아가 “어떤 경우든 역사를 정권이 재단해서는 안 된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과거사 진상규명에 나서는 참여정부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박 대표는 “과거사는 어디까지나 객관적. 중립적. 전문적인 인사들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라며 “그렇게 하면 아무것도 주저할 것이 없다.”며 판단을 거듭 전문가에게 맡겨두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의 당시 언급은 참여정부가 40년만에 일부 공개한 한·일협정 관련 문서로 인해 박정희 정부의 굴욕적인 대일협상으로 일제하 징용자, 위안부 피해자 등 피해 당사자들의 청구권이 박탈당했다는 질타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박정희 정권이 일본으로부터 무상 3억불을 비롯해 유상 2억불, 차관 3억불을 빌려온 것까지 8억불을 받았지만,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 대해선 "당시 나라가 가난해서 그 분들의 돈을 경제발전을 위해 썼고 그 분들의 희생으로 경제가 발전한 만큼 우리 모두 그 분들에게 빚지고 있는 것"이라며 "개인청구권을 빼앗긴 문제 등은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밝혀서 정부 차원의 보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당시 박정희 정권에서 피해자들에게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경제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던 만큼, 참여정부가 뒤늦게라도 대신 보상하라고 촉구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같이 10년전 참여정부의 한일 회담 문서 공개에 대해선 자신이 불리한 입장에 놓이자 “역사에 관한 일은 국민과 역사학자의 판단”이라고 회피했지만, 이번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되는 것”이라며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고 입장을 확 뒤집었다.
역사학계의 교과서 집필 거부는 물론 학생들까지 대거 국정화 반대 선언에 나서면서 반대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어, 민생은 외면한 채 국론분열에만 앞장선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밀어붙이기를 적극 독려한 것이며, 선친의 탄생 100주년인 2017년에 ‘국정교과서’를 기필코 바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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