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지난 2005년 12월 9일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하자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근혜 대통령은 초유의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열린우리당의 단독 처리에 대해, 당시 박 대표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날치기, 폭력적 행동에 의해 처리된 사학법은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규탄했다. 특히 그는 전교조를 ‘해충’에까지 비유하며,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새해 예산안과 종합부동산세 등 민생현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했지만, 한나라당 측은 여론의 비난도 감수하겠다며 국회일정을 전면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사학재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이 높았음에도 장외투쟁을 강행했다.
지난 2006년 1월, 사학법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장외투쟁에 나섰던 한나라당. 이를 주도한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사진출처-MBC 뉴스영상 캡쳐)
해를 넘겨, 2006년 2월 김한길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간의 산상 합의를 통해 국회로 53일만에 돌아왔으나, 한나라당은 사학법을 재개정하지 않으면, 사학법과 전혀 관련없는 다른 법안이나 예산안도 처리해 줄 수 없다는 연계 전술을 폈다.
이로 인해 2006년 4월과 6월 임시국회, 9월 정기국회, 2007년 2월 임시국회 등이 줄줄이 파행을 빚었다. 한기총 등 개신교를 필두로 한 사학재단들도 한나라당의 공세에 적극 합세해, 열린우리당은 사학법 재개정까지 대폭 후퇴했다. 이는 2007년 7월 여야 합의로 재개정되는 순간에서야 국회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같이 사학법 장외투쟁만 2개월 가까이 한 데 이어, 이후 재개정될 때까지 1년 반 정도 한나라당은 노골적으로 태업을 벌였다. 물론 이를 주도한 당사자는 박 대통령이다. 또한 당시 MB도 함께 촛불을 들고 사학법 무효를 주장하는 거리 집회, 야간 집회에 동참한 바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국민들의 삶과 대한민국 경제를 볼모로 잡고 있는 것“ "정치적 쟁점과 유불리에 따라 모든 민생 법안들이 묶여있는 것은 국민과 민생이 보이지 않는다는 방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을 맹비난했다.
또한 자신이 강행하고, 정쟁을 극한으로 몰고 간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도 "역사교과서 문제는 정쟁이 되어서도 안 되고, 정쟁의 대상이 될 수도 없는 것"이라며 주특기인 유체이탈 화법을 노골적으로 벌였다.
과거 사학법 문제 하나만으로, 많은 민생법안 처리를 방해하고 1년 반 정도나 국회를 태업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노골적으로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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