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교육부의 감사를 받고 지난해 7월 해임됐던 김문기 씨가 다시 총장으로 복귀할 길이 열렸다. 김 전 총장이 학교법인 상지학원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춘천제1민사부는 22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학교법인 상지학원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상지학원)가 원고(김문기 전 총장)의 주장을 전부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번 사건의 해임처분은 무효”라고 밝혔다. 상지학원이 판결문을 받은 뒤 2주일 이내 상고하지 않으면 판결의 효력이 확정돼 김문기 씨가 총장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된다.
김영삼 정권 출범 첫해인 1993년 ‘문민정부 사학비리 1호’로 상지학원 이사장에서 물러난 김씨는 21년만인 2014년 8월 상지대 총장으로 복귀하면서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교육부가 나서 지난해 3월 상지대에 대한 특별종합감사를 벌여 ‘계약직원 특별채용 부당과 교육용 기본재산 관리부당’ 등의 이유를 들어 김씨에 대한 해임을 요구했다.
하지만 상지학원은 지난해 7월 징계위원회도 열지 않은 채 이사회에서 김씨를 해임해 구성원들로 부터 ‘일부러 절차상 하자를 남겨 김씨가 복귀할 수 있도록 한 위장 해임’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김 전 총장은 해임처분의 절차상에 하자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실제 상지학원은 지난해 11월 김씨가 징계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자 1심에서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고 답변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아 ‘무변론 판결’을 이유로 패소했다. 이번 항소심 재판에서도 교육부의 요구로 항소했지만 준비서면을 통해 ‘원고의 주장이 모두 이유있음을 인정한다’는 의견을 밝혀 역시 무변론 패소를 자초했다.
이같이 김 전 총장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와 총학생회가 “사실상 상지학원 측이 소송 상대인 김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준 꼴”이라며 크게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22일 자신이 상지대에 방문했던 일을 거론하며 “상지대는 무법천지인 것을 확인했다. 사실상 해임된 상지대의 전 총장 김문기 씨가 여전히 학교 관계자를 불러서 사실상의 결재권을 행사하고 있었고, 30명이 넘는 교수 해임하고 그 해임 처분이 불법이라고 복직시키라는 명령이 내려졌는데 지키지 않고 있다”고 거론했다.
그는 “이런저런 학내 관계자들의 대한 징계, 학생에 대한 정학 조치 등 상지대는 어떤 법도 통하지 않는 김문기 독재체제의 아성과 같았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특히 “심지어 21세기 대명천지에 대학생들을 상대로 김문기 선생의 철학을 인성교육이라고 가르치고 있는데, 이 책을 보면 김일성 주체사상처럼, ‘김문기 선생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김문기 선생께서는 이렇게 예지력이 있으시다, 김문기 선생은 지혜로우시다, 김문기 선생의 철학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이른바 ‘김문기 우상화’ 교육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분이 바로 지금 집권당의 국회의원을 세 번 하신 분이라서, 정관계의 워낙 영향력이 있다 보니, 교육부가 눈치를 보고 제대로 된 감사를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장은 12대 총선에선 민주정의당 전국구(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고, 13대, 14대 총선에선 강원 명주군(현 강릉시에 포함)·양양군에서 당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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