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의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를 통해 ‘대국민 사찰’ 의혹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정원의 최종 지휘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10년 전 야당(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국정원 도청사건(안기부 X파일, 삼성 X파일 사건)에 대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정부 발표를 못 믿겠다고 질타했던 발언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8월 ‘DJ정부 시절 국정원이 불법도청한 일이 있다’는 국정원 발표에 대해 그 달 8일 열린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정부가 이제 무슨 말을 한들 어떻게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며 “현재는 행해지고 있지 않다고 하지만 그것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한 그 사흘 전인 2005년 8월 5일에도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가 권력기관이 도청만을 일삼아 국민들이 너도나도 도청을 당하고 있지 않나 떨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국정원이 정치에 필요 없이 관여하거나 불법 도청을 할 수 없도록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전인 같은해 7월 28일 상임운영위회의에서도 “어두운 과거에 대해 분명하고 확실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에서 도청이 이뤄지는 것은 개탄스럽고 국가적으로 수치스럽다.”고 목소릴 높였다.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은 “국정원이 쓰는 예산이 베일에 싸여 있어 불투명한 게 많다.”면서 “최대한 투명성을 강화해 국민의 혈세를 제대로 쓸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말해 국회가 국정원의 예산을 감시해야한다고도 주장했다.
같은 해 11월 17일에도 “국가기관이 나서서 우리의 자유·민주를 짓밟은 것”이라며 “검찰에서 국정원의 도청에 대해 수사를 하면서 국가기관의 불법도청 행각이 드러나고 있다. 정말 충격적인 일”이라고 질타했다.
박 대통령은 나아가 “사생활 보호와 통신비밀 보장은 자유민주주의 핵심 원리중 하나”라며 “이렇게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밝혀지면서 국민은 도청에 의해 자신의 사생활이 어디서 모르게 노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뒤 “어떤 경우든 불법도청은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게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같은 태도는 당시 안기부 도청사건을 수사하면서, 두 명의 전직 국정원장(임동원·신건)을 구속시키고, 사상 최초로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던 황교안 국무총리(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당시 특수 1부 수석검사)이 현재는 반대로 국정원을 방어하고 있는 것과 같은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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