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의 특별사면 논란과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진실을 밝히고 제도적으로 고쳐져야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검찰에 수사를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독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성완종 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고 법치의 훼손과 궁극적으로 나라 경제도 어지럽히면서 결국 오늘날같이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되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사실상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자신이 직접 관련된 불법 대선자금 문제임에도, 문제가 참여정부 사면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하면서, 새누리당의 물타기에 적극 가담한 상황이다. 결국 참여정부를 탓하고 있을 뿐, 책임을 또다시 회피하는 꼴이다. 지난 대선 당시 성 전 의원이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충청권 지지를 위해 열심히 뛰었음에도 결국 ‘토사구팽’한 것이다.
28일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박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대독하고 있다.(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이에 따라 야당으로부턴 바로 다음날 있을 재보궐선거에 개입했다는 비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완구 총리의 퇴진에 대해서도 "어제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지만 총리의 사의를 수용했다."며 "이번 문제로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단순히 이 총리 사퇴에 대한 섭섭함의 뜻으로 ‘유감’만 표명했을 뿐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어 “최근 사건의 진위여부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고 검찰이 이번 기회에 반드시 국민들의 의혹 사항을 밝혀내기를 바란다."면서도 "어제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늦출 수 없는 사안이라 안타깝지만 국무총리의 사의를 수용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이완구 총리가 성 전 의원에게 (비타500박스로) 3천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증명할 만한 정황이 상당부분 드러난 상황임에도, 이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아, 왜 유감스럽게 생각하는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최근 사건의 진위여부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고 검찰이 이번 기회에 반드시 국민적 의혹 상황을 밝혀내갈 바란다."며 "어느 누가 연루되었던 간에 부패에 관해서는 국민적 용납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특검 도입 여부에 대해선 "무엇보다 수사가 공정하게 잘 진행이 되도록 관련된 인사들의 협조가 이뤄져 국민적 의혹이 풀려야 한다. 특검은 현재 진행되는 수사를 지켜본 후 의혹이 남아있다면 여야가 합의해서 해야 할 것이다. 의혹이 남는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검찰수사 후 특검을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검찰 수사는 성 전 의원의 측근인 경남기업 관련자들을 구속시키고 있을 뿐, 리스트에 오른 8인에 대한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검찰 수사가 올해 초 ‘정윤회 국정개입 논란’에서처럼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충실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반드시 과거부터 내려온 부정과 비리를 부패척결을 해서 새로운 정치개혁을 이뤄나갈 것이다. 그렇게 정치개혁을 이뤄내기 위해 이번에 정치가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만연돼 있던 지연, 학연, 인맥 등의 우리 풍토를 새로운 정치 문화로 바뀌었던 부패구조를 청산하기 위해 금품의혹들이 과거부터 어떻게 만연해 왔는지 등을 낱낱이 밝혀서 새로운 정치 개혁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해 여야 정치권 전체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예고했다.
28일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박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대독하고 있다.(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가 자신의 최측근인 친박 핵심들의 대규모 뇌물 스캔들이자, 자신의 불법대선자금 의혹과도 직접 연관된 것임에도, 자신의 책임이나 해명에 대해선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또한 ‘과거부터 내려온 부정과 비리’라고 강변하면서 은근슬쩍 ‘과거’에 책임을 돌리고 “새로운 정치개혁을 이뤄나가야 한다” “정치가 새로 거듭나야 한다” “금품의혹들이 과거부터 어떻게 만연해왔는지…”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셈이다.
마치 이는 ‘본인’이 중심인 비리 스캔들을 두고, 책임은 ‘과거’에 돌리면서 자신은 비판을 받아야할 대상이 아닌 양, 마치 과거의 잘못된 것을 개혁할 사람이라며 자신의 주특기인 '유체이탈 화법'을 또 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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