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지난 4월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시작된 박근혜 정부 핵심 실세들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에 대해, 검찰이 매듭짓는 수순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12월 대선 직전 성 전 의원이 김모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2억원의 종착점이 김 전 부대변인 본인인 것으로 파악했다.
성완종 리스트 8인, 청와대 전·현직 비서실장 3인, 박근혜 대선캠프 3인방 등이 포함돼있다.(사진출처-KBS 뉴스영상 캡쳐)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4일 밤 김 전 부대변인을 대전 집에서 체포했다. 앞서 김씨는 3~4일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그를 체포하면서 제시한 영장에 ‘(지난 총선 직전인)2012년 3월 불특정한 시기에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억원을 교부받은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대변인의 변호인은 “김 전 부대변인이 자신의 체포영장을 본 뒤 그렇게 말을 해줬다.”며 “수사팀은 변호인에게도 피의사실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검찰은 김 전 부대변인은 6일까지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 전 부대변인은 2012년 4월 총선과 지난해 7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각각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바 있다. 검찰은 그가 새누리당 대선캠프에 2억원을 전달한 ‘전달자’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활동을 위한 자금을 건네받았을 것이라고 파악한 셈이다.
검찰 수사팀은 김 전 부대변인은 네 차례 조사하면서 2012년 공천 신청 당시 누구의 도움을 받았는지, 정치자금은 어디에서 조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메모지와 전화 통화를 통해 박근혜 대선캠프 핵심이던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부대변인은 홍 의원에게 2억원을 전달한 전달자로 의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검찰이 김 전 부대변인이 돈을 건네받은 시기가 지난 총선 시기로 파악하면서 대선자금과는 무관한 개인 비리로 결론지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팀은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불구속 기소 방침 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기춘·허태열·이병기 전·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리스트 6인’이 낸 서면답변서를 분석하고 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박근혜 대선캠프 3인방’이었던 홍 의원과 유 시장, 서 시장의 2012년 총선과 2014년 지방선거 관련 회계자료를 제출받아 분석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선 관련 회계자료는 확보하지 않았다.
게다가 검찰이 이들에게 보낸 서면질의서에는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도어 있지 않은 ‘맹탕’ 질의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여권 인사 측 관계자는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을 알게 된 시기와 친분관계, 성 전 의원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이 주 질문”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이나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에 그친 게 대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제외하곤, 나머지 6명에 대한 수사를 그대로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검찰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희박해보인다. 지난해 말 ‘정윤회 국정개입’ 논란처럼 검찰이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을 출실히 이행했다는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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