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지난 25일 밤 서울 국립국제교육원에 있는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비밀 TF팀’ 사무실을 찾아갔을 당시, 교육부 직원이 “지금 여기 이거 털리면 큰일 난다”며 경찰에 모두 9차례 출동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신고 내용 정황이 정부와 새누리당이 강변하는 야당과 취재진이 ‘TF직원들을 감금했다’는 내용과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다. TF를 “국정감사 지원 조직”이라고 한 교육부 주장과 달리 비밀리에 무언가를 다급하게 은폐하고 숨기려고 한 정황이 명백히 드러난 셈이다.
28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국정화 TF 112 신고 녹취록’을 보면 TF 소속 직원들은 25일 밤 야당 의원들과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 사무실에서 저녁 8시17분부터 밤 10시28분까지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경찰에 출동을 요청했다.
특히 이들은 7차 신고 때까지 자신들의 정확한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국립국제교육원이라고만 밝혔을 뿐, “기자랑 국회의원이 안에 창문을 열고 들어온다” “외부인들이 창문을 깨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등의 내용만 말했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경찰이 물어봐도 “못 들어오게 해달라”고만 반복했다.
국정화' 비밀 TF 직원들은 26일 저녁, 사무실이 위치한 국립국제교육원 내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회관’에서 ‘퇴근’하기 위해 승합차에 탑승했다. 경찰이 이를 적극 도왔다.(사진-제보사진)
이들은 경찰관이 출동한 뒤의 8차 신고 때부터 “정부 일 한다, 교육부 작업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바깥에) 20명이 있는데 (경찰) 2명밖에 안 와서 지금 감당이 안 된다”고 인력 보충을 요구했다.
이들은 9차 신고에서는 “여기 우리 정부 일 하는 데예요. 지금 여기 이거 털리면 큰일 나요. 교육부 작업실이란 말이에요”라고 “(경찰력)이거 동원 안 하면 나중에 (경찰들이) 문책당해요”라고 경찰에 추가 출동을 재차 요구했다.
비밀 TF팀은 수천장의 문서를 서둘러 파쇄한 사실도 드러났다. TF팀 직원들이 머물러 있었던 건물 안에서 나온 쓰레기 더미의 파쇄 문서에는 <한겨레>를 비롯한 각종 언론사의 이름과 <ㅍㅍㅅㅅ> 와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 이름, ‘좌편향’ ‘어버이연합’ ‘SNS 국정화지지활동’등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었다면 서둘러 대규모 문서를 파기할 필요가 있었는지, 자신들의 신분과 하는 일들을 밝히지 않고 경찰에 무조건 출동해달라며 7차례나 신고한 것인지 의문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같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야당의 추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하다하다 이제는 경찰의 녹취록까지 트집을 잡으며 언론플레이에 나서고 있다.”며 비난했다.
신의진 대변인은 29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한 뒤, "주말까지 반납하며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수십명의 사람이 난데없이 몰려와 제보를 받았다며 문을 열라고 한다"며 “주말 밤에 갑자기 떼로 몰려와 제보를 받았다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외부인에게 사무실과 자료를 공개해야 하는가”라며 사무실을 찾아온 야당 의원들을 비난했다.
신 대변인은 야당이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다 들킨 상황’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서도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또한 "2시간여 동안 8번의 신고를 한 것은 그 자체가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공포감이 느꼈는지 반증하는 것"이라며 "한밤에 떼로 몰려와 급습한 본인들도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과연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신분도 밝히고 또박또박 경찰에게 신고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적극 TF 공무원들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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