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13일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의 해킹프로그램을 구매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에 대해 "5163부대의 인터넷과 SNS 사찰 프로그램 구입에 대해 조선 동아 종편은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다물고 있다."라며 이같은 파문에 입을 닫고 있는 수구언론의 행태를 비난했다.
전 씨는 이날 밤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말한 뒤, "개가 도둑을 보고도 짖지 않는 건, 그 도둑이 개 주인이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초기 잠수함에는 토끼를 태웠다고 한다. 공기가 희박해지면 토끼가 먼저 알았기 때문이죠. 잠수함이 국가라면, 토끼는 언론과 지식인"이라며 "지금 심해로 잠수하는 대한민국호 안에는 토끼가 있는 걸까요? 숨이 막히기 시작할 땐, 이미 늦은 것“이라면서 언론과 지식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여년전 영국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이 죄수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목적으로 고안한 원형 감옥인 '팬옵티콘(panopticon)'을 빗대 국정원의 사찰 행위를 비난했다.
원형 감시감옥 팬옵티콘(사진출처-EBS 영상 캡쳐)
그는 "망루를 세우고 그를 에워싸도록 건물을 짓는다. 모든 창은 망루를 향하게 한다. 이렇게 하면 망루에서 건물 안의 모든 사람을 감시할 수 있다. 망루 안을 어둡게 하면, 건물 안에서는 망루에서 자기를 감시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모른다."면서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은 감시당하고 있다는 걸 전제로 감시자가 정한 규율에 따른다."라고 지적했다.
전 씨는 이어 "감시자가 안 보고 있을 수도 있지만,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안전하기 때문"이라며 "이게 제레미 벤담이 고안한 ‘팬옵티콘’이라는 감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163부대의 통신 사찰은 들통 났지만, 그들이 실패한 건 아니다“라면서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권력은 자신에 대한 대부분의 비판을 잠재울 수 있다."라고 강조한 뒤 "국민들이 그런 느낌을 갖고 사는 나라는, 그저 거대한 감옥일 뿐이다."라며 지금 한국이 거대한 감옥으로 변했음을 주장했다.
전 씨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며 서로서로 말조심했던 시대가 어떤 시대였냐면, 누구나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죽을 수 있는 시대였다.“면서 ”쥐나 새가 사람을 감시하는 시대엔, 사람이 쥐나 새만도 믓하게 된다.“라고 과거 군사정권 시절로 퇴행했음을 언급했다.
그는 “세월호 특위를 두고는 ‘정부가 죄지은 것도 없는데 왜 정부를 조사하려 드느냐?’던 사람들이, 지금은 ‘죄지은 것 없으면 그까짓 감청 좀 당하는 게 뭐가 문제냐?’”라고 언급하는 사람들을 지적한 뒤, “'그까짓' 조사 좀 당해도 되는 건, 국민 개개인이 아니라 정부”라고 반박했다.
전 씨는 “독재정치와 민주정치를 구별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정부가 일반 시민의 사생활을 무차별 감시할 수 있으면 독재정치, 일반 시민이 정부를 제대로 감시할 수 있으면 민주정치다. 감시하는 자가 주인, 감시당하는 자가 노예”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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