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조선일보>가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의 ‘빈민’ 발언을 ‘인민’으로 왜곡보도, 기사와 사설을 통해 색깔공세를 피며 원색 비난했다. 그러다가 전교조의 강력 항의에 ‘빈민’을 ‘인민’으로 잘못 알아들었다며 정정보도문을 개제했지만. 전교조 측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왜곡보도할 땐 1면에 대문짝만하게 내다가, 정정보도할 땐 상세히 찾아봐야 겨우 보일까말까이다. 그만큼 ‘왜곡’한 효과는 볼대로 다 보고, 작은 사과로 일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동아일보> <문화일보>도 <조선일보>의 ‘인민’ 왜곡 표현을 인용, 사설을 작성해 파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19일 <제자들 논술시험날 '인민·청년학도 투쟁' 외친 전교조 위원장>이란 1면 기사를 통해 "본지가 입수한 변 위원장의 대회사 녹취 파일에 따르면, 변 위원장은 서울 상공회의소 앞에서 14일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린 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 탑차 무대 위에 올라 '오늘 우리의 투쟁은 15만 노동자·민중·인민·시민·청년 학도들이 함께하고 있다"며 "오늘 투쟁은 청와대로 진격하기 전까지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다음날인 20일에는 사설 <전교조 위원장 입에서 튀어나온 '인민'>을 통해 "'인민'은 국어사전에 나오는 말이긴 하지만 우리 국민은 거의 쓰지 않는 단어이다. 우리는 '국민'이라고 쓰고 북한에서 '인민'이라고 하는 것이 굳어진 지 오래다"라면서 ‘인민’이라는 단어를 집중 부각시켰다.
<조선일보>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일상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말이 왜 전교조 위원장의 즉흥 연설에서 튀어나왔을까. 평소 성향이 무심결에 불쑥 튀어나온 것일 수도 있고, 굳이 '국민' 대신 '인민'이라는 말을 골라서 썼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의 생각이 반영돼 있다."며 변 위원장의 '이념'을 문제 삼았다.
또 <조선일보>는 사설 말미에 “어느 개인이 인민이란 말을 쓰건 말건 누가 간여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이미 망해버린 엉터리 이념을 남의 집 자식들에게 심어 놓으려는 교사라면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전교조를 맹비난했다.
21일 ‘조선일보’는 1면 기사 및 사설의 허위왜곡보도 관련, 정정보도문을 실었다.(21일 조선일보 지면 중)
하지만 변 위원장의 해당 발언은 ‘인민’이 아닌 ‘빈민’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는 이에 대해 21일 "본지는 당시 녹음 파일을 바탕으로 기사와 사설을 작성했다."면서 "그러나 20일 '인민'이 아니라 '빈민'이라고 했다는 전교조 지적을 받고 녹음 파일을 다시 면밀히 분석한 결과, 변 위원장이 '빈민'이라고 말한 것이 맞는 것으로 확인돼 바로잡는다"고 정정보도를 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강력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녹음 파일까지 확보하고도 사실을 왜곡한데다 보도하기 전 전교조에 사실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희망>에 “색깔론을 펼치기 위해 ‘인민’이란 말을 허위로 끄집어내는 등 <조선일보>의 거짓 보도 관행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면서 “이 신문은 자그마한 정정보도로 상황을 무마하려 하지만, 전교조는 <조선일보>는 물론 해당 내용을 베낀 <동아일보><문화일보> 등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의 ‘인민’ 표현 내용을 발췌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동아일보>의 21일자 사설 <전교조의 불법투쟁 키우는 교육부의 무른 대응>을 보면, “변성호 위원장 등 일부 전교조 인사는 북한에서나 쓰는 ‘인민’이란 단어를 스스럼없이 사용한다.”고 썼다.
<문화일보>도 <조선일보>의 표현을 인용, 19일자 <전교조 不法집회에 면죄부 주겠다는 ‘무기력 교육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변성호 위원장은 ‘오늘 우리의 투쟁은 15만 노동자·민중·인민·시민·청년학도들이 함께하고 있다. 청와대로 진격하기 전까지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 운운까지 했다”고 원색비난했다.
<문화일보>는 다음날 20일자 <악화하는 都心 폭력시위에 騷擾罪(소요죄) 검토할 만하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서도 “변성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도 ‘인민’까지 들먹이며 ‘청와대 진격’을 외쳤다”며 조선일보가 왜곡보도한 ‘인민’ 표현을 그대로 썼다.
이같은 <조선일보>의 왜곡보도와 관련,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보, 허위, 왜곡보도는 1면에 내면서 수정문은 일부러 찾아봐도 보일까 말까하지요. 그래서 제가 내 법은 그 지면의 크기만큼 동일하게 사과, 정정문을 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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