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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호 배후세력’ 찾는 TV조선, 마음껏 상상의 나래 펼치다
김무성 향한 작심 비판 두고…총선 출마설에, 친노세력 대필설에
등록날짜 [ 2015년05월25일 01시38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 씨가 23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돌직구를 날린 것에 대해, 종편 <TV조선>은 노 씨의 발언을 전하며 정치적 의미를 어떻게든 부여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출처-TV조선 방송영상 캡쳐(23일 방송영상)
 
노 씨는 지난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 “이 자리에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있다.”며 “전직 대통령이 NLL(서해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며 내리는 빗속에서 정상회의록 일부를 피토하도록 줄줄 읽던 모습이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줬다.”고 추도식에 참석한 김무성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이어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 선거판에서 읽어내고 아무 말도 없이 언론에 흘리고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것 같다.”며 “정치 제발 좀 대국적으로 하라”며 김 대표를 향해 작심한 듯 질타했다.
 
이는 앞서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 대표가 부산 유세장에서, 자신이 속칭 ‘찌라시’에서 봤다고 주장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NLL 관련) 대화록을 거의 그대로 낭독하면서, '노무현이가 NLL(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며 거친 발언을 쏟아낸 것을 겨냥한 것이다. 
 
물론 그 전에도 김 대표는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인정 안한다’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1년 정도 휴가 좀 보냈으면 좋겠다’ ‘부정을 감추기 위해 자살하지 않았느냐’ 등의 발언으로 노 전 대통령을 계속 폄하해 왔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폄하 발언들(사진출처-JTBC 방송영상 캡쳐)
 
노 씨가 추도식에 참여한 여당 대표를 직접 겨냥해, 강하게 질타한 것과 관련 대다수의 언론사들이 앞 다투어 노 씨의 발언을 보도했다. 여기서 <TV조선>은 ‘배후세력’을 언급하며 노 씨의 발언을 해석하고 나섰다.
 
이에 23일 저녁 방송된 <TV조선> ‘황금펀치’ 출연자들은 배후를 거론하며 노 씨 발언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노 씨는) 정치권에 몸담았던 경험이 전혀 없다. 회사원인데, 단어나 문장을 쓰는 것이 굉장히 격하다.”며 “본인이 추도사를 썼을까. 친노들이 많이 쓰는 용어가 들어가 있다.”라고 주장, 마치 자신들이 규정하는 친노세력들이 발언문을 써준 것처럼 몰아갔다.
 
그는 “‘오해하지 마십시오’, ‘사과도 반성도 필요없다’가 주로 친노세력들이 많이 쓰는 단어들”이라며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친노에서 대독시키지 않았겠나”라고 제대로 된 근거도 밝히지 않았다.
 
또한 그는 “노씨는 42세다. 김무성 대표는 65세다. 23살 차이나는 정치에 전혀 발도 안 디뎌본 사람이 당 대표 여당 대표에게 그렇게 경고하고 충고한다는 것은 굉장히 무례하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허 이사장은 “친노는 노건호를 앞세워 출마를 권유하고 반드시 당선시킬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친노의 구심력, 친노의 부활을 꿈꿀 것이고 이를 대선과 총선까지 몰고 갈 것이다. 오늘 발언은 내년 총선을 출마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사진출처-TV조선 방송영상 캡쳐(23일 방송영상)
 
고영신 전 <경향신문> 논설고문도 “(노건호씨가) 원고를 미리 써왔지 않았느냐. 노건호 씨가 썼는지 아니면 주변의 다른 친노 핵심 세력들이 썼는지, 김무성 대표가 참석하는 것이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쓴 것”이라고 ‘대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고 고문은 “노 씨의 발언은 과거의 친노 세력들에게 노무현 6주기를 계기로 궐기하라는 선동문 같은 느낌이 들고 또 노건호씨가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문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실질적으로 비노들 들으라고 하는 이야기”라며 “당신들이 싸워야할 것은 여당이다. 내가 투쟁으로 보여주겠다는 식이다. 대국정치하라고 하는 것도 비노들한테 하는 말 아닌가”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민영삼 앵커는 “노건호씨가 아직 어리고 현실 정치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누군가 집단적으로 조언을 잘못해서 추모사 인사 말씀을 만들어낸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맞장구쳤다. 이에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은 “(노건호씨의 발언은) 친노의 배후세력 지도층과 아들의 협력과 공동체적인 의식에서 나온 발로라고 볼 수 있다.”고 가세했다.
 
 
“일반 회사원이 본인 손으로 적었겠나. 시나리오 짜서…”
 
<TV조선>은 이날 주말뉴스에서도 배후설을 멈추지 않았다.
 
배성규 <조선일보> 정치부 차장은 “노건호씨와 친한 친노 일부가 이런 발언을 하는데 관여한 것 아닌가. 위축된 친노진영을 결집시켜 전면전으로 붙어보겠다는 것”이라며 “노 씨가 본격적으로 정치 일선에 나서려는 것 아닌가. 내년 총선에 나서서 출마하려는 것 아닌가 이야기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반 회사원이 이를 본인 손으로 적었겠나. 누군가 분명 있다. 가까운 친노 진영 일부가 개입한 것 아니냐. 시나리오를 짜서 친노의 부활을 위해 게임 시작한 것 아니냐”고 또다시 근거도 없이 배후설을 제기했다.
 
결국 <TV조선>은 노 씨 발언이 마치 누군가가 뒤에서 계획한 시나리오라는 듯이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 자신들이 계획된 시나리오를 짜서 근거도 없는 ‘선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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