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종편 <TV조선>의 엄성섭 앵커가 <한국일보> 기자에게 “쓰레기”라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11일 오후 방영된 ‘TV조선’ 프로그램인 ‘엄성섭 윤슬기의 이슈격파’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가 얘기하면 기자가 자기가 죽는 줄도 모르게 죽을 수 있다” 등의 ‘언론 외압’ 발언을 한 사실을 다뤘다.
지난 6일 ‘KBS’는 9시 메인뉴스를 통해 이완구 후보자가 "(언론사) 윗사람들하고 다 내가 말은 안 꺼내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 (언론사 간부에게 애기하면) 지(기자)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는 발언 내용들을 기자 4명과의 오찬 자리에서 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 엄성섭 앵커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실에 이완구 총리후보의 녹취음성파일을 건넨 <한국일보> 기자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입수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녹취록은 올바른 경로로 입수한 것은 아니다."며 "이것은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언론의 문제가 된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국회의원과 기자들 간에 모든 대화는 녹음기, 휴대폰 없이 얘기해야 한다. 내가 보기엔 한국일보가 이 문제에 대해(책임져야 한다). 이는 다른 언론인에게도 피해를 주는 그런 상황이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방영된 TV조선의 '엄성섭 윤슬기의 이슈격파' 중(사진출처-TV조선 영상 캡쳐)
이어 "자기가 무슨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보원도 아니고"라며 "기자가 이게 기자에요? 완전 쓰레기지 거의"라고 원색비난했다.
이에 패널로 참석한, 새누리당 비대위원 출신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과거에도 취재원 보호를 위해 쓰기 어려운 경우 의원실에 흘려서 보도를 받아쓰는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엔 자사의 데스크가 반려한 것을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그 회사 내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이 교수는 “저도 2012년 취재대상이었는데 기자 만나는 것은 다 사석이다. 공석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이완구 의원이 몇 선 선수인가.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했다는 건 상상이 안 간다. 해당 기자를 편드는 것이 아니라, 취재원 입장에서 기자들 만나는 데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가 어딨냐”고 지적했다.
<한겨레>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당시 자리에는 <경향신문> <문화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4개 일간지 기자들이 참석했으며, 이 중 <경향신문>기자를 제외하곤 해당 대화를 녹취했으나 보도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기자의 경우 기사를 쓰겠다고 보고했으나 데스크에서 반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 간의 대화는 녹음하더라도 위법이 아니다. 대화 당사자들은 모르는 상태에서 제3자가 몰래 녹음하는 ‘도청’과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TV조선>은 엄 앵커 발언이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한 듯 생방송 도중 자막을 통해 “방송 진행 중 다소 적절치 않은 표현이 나오게 된 점 양해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
이후 엄 앵커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방송 중 하면 안 되는 표현이었다. 우발적 행동이었다. 한국일보 기자분께 백배 사죄드린다"고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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