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근혜 정권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를 강행한지도 두 달이 다 됐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과 시민들의 노숙 농성도 오늘(24일)로 57일째를 맞는다.
일본 정부는 합의 이후, 더욱 기고만장해져 UN에서까지 “위안부는 조작” “위안부 강제동원의 증거 없다” “위안부가 20만명도 거짓”이라고 강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특히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합의를 “환영한다”고 한 점도 내세우며 “국제사회가 이해해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23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일본정부와의 합의 이후 그동안 지원해오던 각종 ‘위안부’ 관련 사업에 대해 줄줄이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 국무총리실 산하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홈페이지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올라왔다. 연구원 측은 해당 보고서를 작업하기 위해 1년 넘게 공을 들였으며,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지적하고 피해자들의 심리 치료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한일 정부간 ‘위안부’ 합의가 끝나자, 지난 1월 보고서가 홈페이지에서 돌연 사라졌다. 보고서 삭제는 물론, 내부 시스템에도 올리지 마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JTBC>에 “최근에 민감해서 발간된 걸 갑자기 중지하고 내리는 것”이라며 “최근 현안이 발생한 바에 따라, 보고서를 추가 수정 및 확인 할 필요가 있다고 공문이 내려왔다”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내용에 대한 공개 요청도 거부했다.
또한 지난해 5월부터 외교부와 여성가족부가 함께 추진, 5억원가량 투입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려던 위안부 백서도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 정부는 당시 위안부 피해실태를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리기 위해 백서를 발간하고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로 번역해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TBC> 측이 입수한 위안부 백서에 들어갈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정부 측은 백서 발간이 협상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백서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에서 한일 정부가 상호 비난과 비판을 자제하기로 한 것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위안부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시도도 위기를 맞고 있다. 여성부 산하 한국여성진흥원은 이를 위해 민간위원회에 지난해에만 예산 4억4천만원을 투입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여성가족부는 한국여성진흥원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지원사업 위탁 협약’을 추진하다가, 한일정부 간의 ‘위안부’ 합의 발표 이후 이를 즉시 철회했다. 여가부는 ‘민간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한 국제홍보도 대거 계획이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됐다. 24일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여가부 주최로 열렸던 위안부 국제 학술심포지엄은 올해 개최되지 않을 예정이다. 아울러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지난해 2차례 선발했던 청소년·대학생 글로벌 여성인권대사도 올해는 선발 계획이 불투명하다.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지난 2년간 열었던 국제 학생 작품공모전도 올해는 개최 여부를 재검토 중이라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일본 정부(사진출처-JTBC 뉴스영상 캡쳐)
일본은 합의 후, 위안부 강제 연행사실 등을 강하게 부정하며 한국 정부를 향해 더욱 기고만장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협상관련 문서는 물론, 각종 정보 공개는 거부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는 한·일 간 위안부 합의 발표 직후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전화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라는 요청을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측으로부터 받았으나, “국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강변하며 끝내 공개를 거부한 바 있다.
일본은 해당 통화 내용을 외무성 홈페이지에 즉각 공개한 바 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한·일 간 청구권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해결됐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반응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중, 현재 남은 생존자는 불과 44인이다. 지난 15일 경남 양산시에서 최모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데 이어, 20일엔 김경순 할머니가 이날 낮 서울 아산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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