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13일 열린 수요시위에서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선언했다.
<뉴시스>등에 따르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와 나눔의집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1213차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김복동, 이옥선, 이용수, 이옥순, 박옥순, 강일출 할머니가 참석해 발언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할머니들이 아무리 힘이 없어도 정부와 정부끼리 협상을 하면 당사자인 우리에게 미리 말을 해줘야 한다."며 "한마디도 없이 타결을 진행하고 TV를 보니 나왔다.”며 박근혜 정권이 단 한마디도 상의 없이 밀실에서 합의를 했음을 규탄했다.
김 할머니는 이어 "우리는 협상 자체에 절대적으로 반대한다"며 "억울하게 끌려가 맺힌 한을 돈에 팔 수 있겠는가"고 분노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에 대해서도 "대신 사죄는 말도 안 된다. 아베 총리가 직접 나서서 사죄하는 게 마땅하다."며 ‘대독 사과’를 규탄한 뒤 "한국 정부 역시 할머니들을 일일이 방문해 설득하는 짓을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할머니는 “우리가 돈 때문에 싸우는 것이 아니며 100억원이 아니라 1000억원을 준다 해도 아베 총리가 직접 하지 않은 사죄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목소릴 높였다.
또한 김 할머니는 ‘소녀상 이전’ 파문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만든 것이므로 우리 정부도 함부로 말하지 못한다."며 "억지로 (철거하겠다고 하면) 독재이지 민주주의인가"라고 성토했다.
이옥선 할머니도 “나라를 잃은 뒤 강제로 끌려가 매일같이 매 맞고 칼로 죽임을 당한 우리는 위안부가 아니라 사형자와 다름없었다.”며 “해방된 지 벌써 몇 해 짼데 피해자를 속이고 입을 막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다.
이용수 할머니도 "수십 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외쳤지만, 아무런 변화도 없다."며 "더 이상 우리에겐 정부도, 나라도 없다. 역사를 올바로 세우기 위해 국민들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빠진 10억엔 출연에 대해서도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향후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 설립에도 동참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 정부는 피해자들이 회복해가고 있는 명예와 인권을 가두려 하고 있다."고 규탄한 뒤, "이는 정부가 뒷짐 지고 있을 때 피해 할머니들이 스스로 쟁취한 것이다. 한 때 한국 정부에 자국민들이 겪은 피해 구제에 나서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지만 이제 정부를 향해 가만히 있으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정권을 거듭 규탄했다.
윤 대표는 “무너진 인권은 스스로 되찾겠다.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238명 뿐 아니라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삶을 되찾고 그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요시위 참가자들은 성명서에서 지난달 28일의 위안부 졸속 합의는 당연히 ‘무효’라고 선언한 뒤 “정부가 당사자의 동의없이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처분한 행위는 처음부터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월권이자 무효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아내겠다는 피해자들의 호소를 짓밟고 무시하는 후안무치한 행태"라며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 원칙을 내세우던 박근혜 정부가 피해자들을 철저히 외면한 정치적 야합의 결과물을 받아들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일은 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릴 높였다.
한편, 피해자를 중심으로 정대협과 시민사회는 오는 14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을 결성하고, 재협상 요구서를 외교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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