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지원사업 위탁 협약’을 추진하다 이를 백지화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졸속 합의가 이뤄진지 2주 만에 드러난 것이다.
11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진흥원은 지난달 23일 여성인권진흥원과 ‘위안부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지원사업 위탁 협약서’의 문안 작성을 완료하고, 다음날에는 협약 체결을 위해 관련 부서에 협조요청을 했다.
김희정 여가부장관과 강월구 여성인권진흥원장 명의로 작성된 협약서에는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여가부가 요청하는 사업을 여성인권진흥원이 수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위안부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될 수 있도록 홍보물을 제작 및 배포하고 관련 홈페이지 운영, 수집 기록물을 관리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은 올해 1월1일부터 2년이며 사업소요 재원은 여가부가 부담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한일 간 위안부 합의가 졸속적으로 타결되자, 여가부는 이를 즉시 철회했다.
위안부 합의 이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지난 4일 한일 간 합의와 관련 "이번 합의 취지에 비추어 한국이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신청에 합류할 생각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그 동안 소녀상은 적절하게 이전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해왔으며, 그 인식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며 충분히 논의가 된 일임을 밝혔다.
합의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29일 일본에선 "위안부 합의 때 한국이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보류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커졌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사실 무근’이라며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말라고 발끈해왔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유네스코 등재는 민간 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고, 강은희 여가부 장관 후보자도 "민간위원회에서 열심히 하는 걸로 알고 있고 정상적으로 기한 맞춰 등재될 걸로 안다.“며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일이라며 역시 선을 그었다.
정부는 이처럼 부인하거나 선을 그었으나, 정부 주도로 소요 재원을 마련해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추진하려던 사업을 아무도 모르게 백지화한 사실이 2주 만에 이렇게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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