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지난 26일 주한 일본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는 합의를 했지만 이행이 제대로 안 되고 있으니, 빨리 이행돼야 한다”고 발언, 논란을 자초했다. 이는 ‘위안부 합의’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의 더민주의 입장과 상반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이같은 실언으로 정대협이 “제1야당 대표직도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잘못 씌워진 감투임이 오늘로서 자명해졌으니 벗어 마땅하다”며 비대위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등 거센 파장이 일자,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도왔던 의원들이 진화에 나서는 등 진땀을 뺐다. 그러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종인 대표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27일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열린 제 1228차 정기수요집회에서 "야당이 (한일합의가 무효라고) 제기하면 빨리 해결이 되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대표라는 사람이 (일본대사에게 한) 첫 인사말이 정부·대통령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어 너무나 속상하다"며 김 대표를 질타했다.
김선실 정대협 공동대표도 "국민이 12·28 한일 합의를 무효화하라고 더민주를 제1야당으로 만들어줬는데 대표라는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해서 억장이 무너지고 어이가 없었다"며 김 대표의 실언을 맹비난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신경민 더민주 의원은 '외교사절을 만나 외교적 언사를 한 것에 오해가 덧붙어 파동이 일었다'는 당의 해명을 소개했으나, "그럼 김 대표가 직접 와 해명하라고 하라" 등 일부 참석자들의 야유를 받았다.
하지만 같은 당의 홍익표 의원은 "김 대표의 발언이 오해든 무신경이든 실수든 어떤 이유든 발언으로 상처를 드린 데 대해 당의 책임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진심으로 사과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 의원은 특히 김 대표를 겨냥해 "한일합의 무효는 우리가 당론으로 이미 확정해 뒤집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그것을 뒤집는 발언을 한 것은 명백하게 해당(害黨)행위라고 생각하고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하며 반복한다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며 김 대표에 제대로 된 압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더민주 의원들은 20대 국회가 다음 달 30일 시작되면 야당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한일합의가 무효라는 당론과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진화에 부심했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26일 페이스북에서 김 대표의 발언 논란에 대해 “당원동지 및 지지자 여러분들은 동요하지 않으셔도 된다. 이 분이 뭐라고 하던 당론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대표의 이같은 실언은, 더민주의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8일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더민주는 김 대표의 ‘위안부 합의 이행’ 발언 후폭풍으로 광주·전라에서 10.5%p가 하락(38.2%→27.7%)하는 등 지지층이 큰 폭으로 이탈, 전주보다 2.9%p 하락한 28.6%를 기록하며 새누리당에 1위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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