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부가 세월호 특별조사위 예산을 결국 거의 '반토막' 냈다. 기획재정부는 4일 특조위에 지급되는 특조위 운영비 등 지급을 위한 ‘2015년도 일반회계 일반 예비비 지출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은 앞서 특조위가 청구했던 160억 원에서 절반 가까이 줄은 89억원으로 확정했다. 기재부는 이 안건을 차관회의도 거치지 않은 채 바로 국무회의에 제출했다.
기획재정부는 세월호 특별법이 시행된 지 7개월이 지나도록 특조위에 예산을 한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예산을 한푼도 지급받지 못한 세월호 특조위는 시작도 하기 전에 ‘세금도둑’으로 몰렸다. 지난 1월 특조위 설립준비단의 예산을 두고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현 청와대 정무특보)이 “(특조위는) 공직자가 아니라 세금도둑이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특조위의 예산을 걸고 넘어졌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 시작전부터, '세금도둑'이라고 원색비난했던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사진출처-뉴스타파 영상 캡쳐)
또한 기재부는 앞서 “시행령이 제정되지 않아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 무력화’를 담고 있는 시행령이 공포된 뒤에는 “특조위 인원 구성이 안돼서”라고 말을 바꿨다.
특조위는 지난 2개월간 행정지원실장, 기획행정담당관, 조사1과장의 공무원 파견을 거부해왔다. 세월호 사건에 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이 특조위의 핵심직위를 맡게 된다면, 독립성을 침해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결국 반년 넘게 한푼의 예산도 지원받지 못한 특조위가 한발 물러났다. 이석태 위원장은 7월21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승적 차원에서 공무원 파견을 요청한다. 정부는 이제 특조위 정상화를 위한 예산을 지급해달라”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진상규명 활동이 늦어지는)이런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면서 “정부 간섭이 우려되더라도 이를 헤쳐나가면서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특조위가 전향적 결단을 내리자, <조선일보>가 앞장서며 예산 하나하나를 트집잡으면서 정부 측에 힘을 실어줬다. 결국 활동 전부터 ‘세금도둑’이라 누명을 쓴 세월호 특조위는, 시행령으로 독립성에 심각한 침해를 받은 데 이어, 예산마저도 대폭 삭감된 채 출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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