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이석태, 이하 특조위) 내년도 예산이 정부 심사 과정에서 특조위가 요청한 안보다 무려 70%나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특조위는 2016년도 예산으로 198억 7천만원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31% 수준인 61억 7천만원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조위는 특별법 개정 등을 통해 활동기간이 연장되는 것을 감안해 1년을 기준으로, 정부는 활동기한인 내년 6월까지를 기준으로, 6개월 분을 편성했다. 그러나 활동기한을 달리 책정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특조위가 제시한 금액과 항목을 대폭 축소했다는 점에선 여전히 세월호 진상규명을 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 셈이다. 정부가 강행한 시행령처럼 정부의 조사결과만 분석 및 조사하라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 검토보고서는 "법안심사 결과 특조위 활동기한(6개월)이 연장될 경우 추가 소요 예산 반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특조위는 진상규명 등 주요 사업이 재정당국에 의해 과다하게 사업 불인정 및 축소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조위는 진상규명을 위한 인양선체 정밀조사, 정말과학연구 등 12개 세부사업에 대해 73억5천만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예산안에는 요구안의 9% 정도의 금액에 불과한 9개 사업 6억7천만원만이 반영됐다. 특히 특조위가 진상규명 사업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책정한 ‘선체 정밀조사’ 항목 등은 아예 예산안에서 제외됐다.
지난 1월 세월호 특조위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세금도둑'이라고 원색비난했던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사진출처-뉴스타파 영상 캡쳐)
정부가 편성한 예산의 85%(52억 6200만원)는 현재 인건비와 기관운영비 등 행정 업무를 위한 비용으로 책정돼있다. 사실상 특조위가 진상규명 조사사업을 할 만한 비용은 없다는 셈이다.
게다가 안전사회 부문(대형사고 및 재난사례 분석 등) 예산도 5억2천만원의 특조위안의 15%정도에 불과한 8천2백만원이 배정됐다.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이날 예산안 심사를 위한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참석. “진상규명 활동은 물론 수습자를 찾는 발걸음이 너무 더뎌 마음이 무겁다.”면서 “여러 이유가 있지만 예산 부족 또한 큰 어려움이 아닐 수 없다.”며 우려했다.
그는 나아가 "세월호 유가족은 미수습자 유실 방지대책이 실행됐는지 선체 조사를 요구하는데 선체 촬영 예산이 전액 삭감돼 조사가 불가능하다."며 "인양과정에서 선체가 훼손된다면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지 인양 과정에서 발생한 훼손은 어느 정도인지 가릴 길이 없다.“고 거듭 우려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특조위 활동의 연장도 요구했다. 세월호 특별법이 올해 1월 1일에 시행됐으나, 기획재정부가 7개월이 넘도록 특조위에 예산을 한푼도 지급하지 않아 제대로 활동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앞서 “시행령이 제정되지 않아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가 강행한 ‘세월호 특별법 무력화’를 담고 있는 시행령이 공포된 뒤에는 “특조위 인원 구성이 안돼서”라고 말을 바꿨다. 정부 시행령에는 세월호 특조위의 주요 직책을 파견 공무원들만이 맡도록 규정해놨다. 사실상 조사대상이 되어야할 사람들에게 조사 직책을 맡기는 것이다.
정부가 돈줄을 틀어막으면서 오랜 기간을 허송세월하며 보냈다. 결국 특조위는 8개월이 넘게 흐른 뒤인, 지난 9월 14일에야 조사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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