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대표적인 친박 핵심중 한명인 김재원 전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다. 그는 4.13 총선 당시 지역구가 합쳐진 상주·의성·군위·청송 선거구 경선에 출마했으나, 같은 당 김종태 의원에 패하며 공천에서 탈락한 뒤, 약 석 달만에 정권의 요직에 배치된 것이다.
그는 지난 2014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당시 이완구 원내대표와 함께 세월호 특별법 관련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이듬해 1월 수사권·기소권이 빠진 조사권만 포함된 반쪽짜리 특별법에 따라 구성된 세월호 특조위를 향해 조직이 방대하다며 ‘세금도둑’이라 원색비난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의원은 특조위 설립준비단에 파견됐던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만든 이른바 '짜깁기 문건‘을 언론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같은 '짜깁기 문건'은 새누리당이 추천한 조대환 당시 특조위 부위원장 측이 특조위 설립준비단의 이름을 도용해 김 전 의원 측에 유출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조 부위원장과 파견 공무원 등을 통해 세월호 특조위 내부 동향을 수시로 보고받아 왔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결국 여당 의원과 여당 추천 조사위원이 조사위를 설립 준비 단계부터 마구 흔들고 진상규명 시도 자체마저 방해한 셈이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새누리당 측의 '발목잡기'는 이후 특조위를 무력화시킨 '정부 시행령'으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특조위가 당초 청구한 예산이 ‘반토막’난 것은 물론, 세월호 사건에 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이 특조위의 핵심요직을 맡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세월호 특별법이 시행(지난해 1월 1일)된지 7개월이 지나도록 특조위에 한 푼도 예산을 지급하지 않았다. 기재부는 “시행령이 제정되지 않아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주장하다 ‘세월호 특별법 무력화’를 담고 있는 시행령이 공포된 뒤에는 “특조위 인원 구성이 안돼서”라고 말을 바꾸면서 특조위의 힘을 뺐다. 결국 김 전 의원이 퍼뜨린 ‘세금 도둑’ 논리가 적극 반영된 셈.
또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4월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통한 특조위 활동 기간 보장 문제에 대해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라며 거부했다.
지난달 13일 여야 3당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협치’를 주장하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오는 7월로 예상되는 세월호 인양 이후 특조위가 선체를 조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이 여소야대 정국에서도 ‘고집불통’으로 일관하는 박근혜 정권에 대항하기 위해 세월호 특별법 개정 문제나 어버이연합 게이트, 가습기살균제 사건, 백남기 농민 사건, 정운호 게이트 등에 공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 와중에 수사권·기소권이 빠진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참여하고, 세월호 특조위를 무력화시키는데 앞장섰던 인사를 청와대 정무수석에 앉혔다는 것은 앞으로도 ‘역시나’ 야권과 소통할 생각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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