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근령 씨가 '일왕' 부부 내외를 '천황폐하' ‘황후폐하’라고 격상시켜 부르는 등, 반민족적 사관에 찌든 망언을 거침없이 쏟아내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공영방송 KBS·MBC는 뉴스에서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TV조선과 동아일보는 현직 대통령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어떻게든 선을 그었다.
근령 씨는 지난달 말 일본 동영상사이트 <니코니코>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위안부 문제 사과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일본 정치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발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다.” “과거사에 대해 자꾸 이야기한다는 것은 한 번 바람을 피운 남편과 화해한 뒤에서 계속 (남편을)타박하는 것과 같다.” 등 국민 대다수의 정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발언을 했다.
6일자 KBS 뉴스9 첫화면(사진출처-KBS 뉴스영상 캡쳐)
6일자 MBC 뉴스데스크 첫화면(사진출처-MBC 뉴스영상 캡쳐)
근령 씨는 인터뷰 후 김포공항에 입국해서도 기자들에게 <니코니코>와 한 인터뷰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등,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충격적인 내용을 언론은 매우 소극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민주시민언론연합(이하 민언련)이 7월 말부터 6일까지 조선·중앙·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의 근령 씨 관련 보도를 분석해본 결과, 경향신문이 4건(칼럼 1건 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동아일보는 2건(칼럼 1건 포함), 조선일보·한겨레가 각각 1건씩이었다. 중앙일보는 한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들 언론 중 7월 30일 박근령 씨의 김포공항 입국 인터뷰 발언과, 8월 4일 방영된 대담의 발언을 모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 뿐이었다.
같은 기간동안 KBS·MBC·SBS·JTBC·TV조선·채널A 등 TV방송의 보도를 분석해본 결과, KBS와 MBC가 입을 완전 다물었다. 그나마 JTBC가 2건, SBS가 1건을 보도했다.
박근령 씨의 망언에 대한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양도 적지만, 질적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수준이다. TV조선은 아예 보도 제목부터 <대통령 자매 생각은 정반대>(8/5, 9번째, 강동원 기자)로 뽑은 후 보도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시종일관 일본의 전향적인 사과를 촉구해 왔다.”라고 주장했다. TV조선은 여기서 박 대통령의 발언을 두 번이나 보여주면서 애써 대통령과 그의 동생 사이에 선을 그었다.
5일자 TV조선의 메인뉴스인 '뉴스쇼 판' 보도 중(사진출처-TV조선 뉴스영상 캡쳐)
동아일보는 <박 대통령 여동생 박근령 발언 논란>(7월 31일)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역사를 다 알면서 통치자로서 반대파도 포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분들의 얘기를 대변한 것 같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해 왔다.”고 감쌌다. 근령 씨에 대한 비판은 하면서도 어떻게든 박 대통령과는 선을 긋고 ‘개인일탈’인 것처럼 보여주려는 셈이다.
민언련은 “박근령 씨는 해당 인터뷰에서 100분 내내 친일 망언을 이어가더니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고…’라며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매도하기까지 했다.”고 질타했다.
또한 근령 씨가 일본 정치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옹호하기 위해 ‘아버지가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총에 맞아 돌아가셨다고 해서, 그분(김재규)의 묘소를 참배하는 것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할 수 없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군사독재의 이면에서 벌어진 자신의 가족사를 우리 민족 전체의 아픔과 동일시하는 상식 이하의 역사관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민언련은 끝으로 “대통령 동생이 이러한 참담한 발언을 해 국민을 분노하게 했는데도 공영방송 KBS와 MBC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면서 “정권과 대통령의 치부에 대한 비판을 금기시 하는 공영방송의 행태는 군부독재정권에서 정권의 주구였던 공영방송을 보는 것 같다.”며 박근령 씨 망언에 침묵하는 KBS·MBC에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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