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을 에워싼 경찰(사진-고승은)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을 에워싼 경찰(사진-고승은)
【팩트TV】 지난 12일 광복 70주년 기념 수요집회에서 일본정부의 사죄와 친일 부역세력 청산,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근령 씨의 충일 망언 등을 규탄하며 분신했다가 9일만에 세상을 떠난 故 최현열 씨의 일본 대사관 앞 임시분향소 설치를 경찰 측에서 이틀째에도 막아서고 나섰다.
앞서 지난 21일 '독립운동가 후손 최현열 선생 서울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주한일본대사관 위안부 소녀상 옆에 최 씨 영정을 놓고 임시분향소를 설치하자, 관할 종로경찰서 측은 총 8차례에 걸쳐 분향소를 침탈하고 최 씨의 영정을 5차례나 탈취하거나 파손한 바 있어 거센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경찰은 소녀상 주위를 버스 두 대를 이용해 가로막았고, 다른 방향도 수많은 버스를 동원했다.(사진-고승은)
대책위와 일부 시민들이 밤새 현장을 떠나지 않자. 경찰 수뇌부는 이날 아침 경찰버스 두 대를 소녀상 앞에 세우라고 지시, 현장을 가로막아버렸다. 또한 소녀상 앞을 수많은 경찰들을 동원해 에워쌌다. 소녀상을 에워싸는 이유에 대해 시민들이 항의하자, 경찰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항의가 이어지자 그제서야 현장 지휘자는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고 둘러댔다.
장례위원회 측은 이날 오후 늦게서야, 일본대사관 맞은편 벽면에 최 씨 영정사진을 붙여 놓고 임시 분향소를 차릴 수 있었다. 바닥에 종이 상자를 깔고 그 위에 일회용 접시에 담은 김밥, 과일 등을 놓은 이곳을 여러 시민들이 찾아 조문했다.
일본대사관 맞은편 벽면에 설치된, 故 최현열 씨의 임시분향소를 참배하는 시민들(사진-고승은)
시민들이 최현열 씨의 A4 용지에 인쇄된 영정사진을 들고 플랜카드를 펼치고 있다. 앞에는 위안부 소녀상을 에워싼 경찰이 있다.(사진-고승은)
해가 진 시각에도, 경찰은 여전히 경찰버스와, 경찰병력을 동원해 소녀상을 에워싸고 있었다. 이에 시민들은 “미국에도 있는 소녀상을 못 보게 하겠다니” “소녀상을 석방하라”며 강핟게 항의하기도 했다. 또한 경찰 일부 병력은 소녀상이 내려다보이는 일본대사관 맞은편 벽 위에서 채증카메라를 작동시키면서도, 자기들 옆쪽으로 시민이나 기자가 올라오는 것은 아무 이유도 대지 않고 가로막았다.
또한 “박근령같은 친일 망언한 자를 처리하는 것이 경찰이 해야할 일 아니냐”라며 “국민이 올바른 일 하는데 공권력을 이런 데 쓰느냐. 정당성 없는 정권이 미쳐 날뛰는데 충견 짓하는 거냐”라며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소녀상을 에워싼 경찰들에게 “(위에서 시켜서 하니까) 입장은 이해하지만 불쌍하다. 숙소 돌아가서 가슴은 아파라. 얼마나 미련한 짓하고 있는지 기억날 거다.”라고 당부하는 시민도 있었다.
경찰은 위안부 소녀상이 내려다보이는 일본대사관 맞은편 벽 위에서 채증카메라를 작동시키면서도 시민이나 기자들의 진입은 아무 이유도 없이 가로막았다.(사진-고승은)
경찰이 소녀상 안으로 진입한 시민들을 또다시 에워싸자, 한 시민이 경찰에 ‘왜 가로막느냐’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사진-고승은)
이후 소녀상 안으로 일부 시민들이 경찰의 대오를 뚫고 진입하자, 경찰은 또다시 추가병력을 동원해 진입한 시민들을 또다시 차단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 측은 이같은 분향소 설치가 도로교통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대사관 주변에는 분향소를 설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책위 측에선 “일시적으로 인도 한쪽을 차지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 위법이라 하더라도 구청에서 나설 일이지 경찰이 개입할 일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렇게 경찰과 시민의 대치가 밤새 이어졌다. 이후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에 따르면, 23일 오전 5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일본대사관 맞은편 벽면에 차려진 최현열 씨의 임시분향소마저 강제철거하고, 분향물품과 제사 음식들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직 현장에 남아 있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다시 벽에 최 씨의 종이영정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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