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지난달 '이승만 정부 일본 망명 요청설'을 보도한 <KBS>가 애초 보도와 비슷한 분량의 반론보도를 내보내면서, 결국 뉴라이트 쪽의 반발에 굴복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한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인 이인호 KBS 이사장은 해당보도를 논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9일 소집해 '방송개입'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 이사장은 ‘친일 사관’ 파문으로 자진사퇴한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를 적극 감싼 인물이기도 하다.

 

KBS는 지난 3일 <뉴스9>를 통해 <이승만 기념사업회, ‘일 망명 정부 요청설’ 부인>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특히 <KBS>는 리포트에서 전쟁 발발 이틀만이라고 할 근거인 6월 27일이라는 날짜는 문서 내용에 없으며 이승만 정부가 난민 수용을 요청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승만기념사업회 측 반박을 그대로 내보냈다. 또한 앵커는 “KBS는 앞서 충분한 반론 기회를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KBS>는 반론 보도를 한 당일, KBS는 지난달 24일 보도한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일 망명 타진> 리포트를 홈페이지에서 전격 삭제했다.

 

지난달 24일 KBS <뉴스9>는 "이승만 정부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서울이 북한군에 함락되기도 전에)일본 정부에 한국민 6만명의 망명 의사를 타진했고, 일본이 한국인 피난 캠프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단독 보도했다. 이날 KBS가 공개한 문건은 일본 야마구치현의 공식 역사 기록과 당시 미군정 기록이다.
 

 

이같은 보도에 일부 단체들이 KBS 본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이승만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케이비에스 보도본부장을 만나 직접 반론을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지난 2일자 칼럼 ‘태평로’에서 KBS 기사가 단독이 아니고 공개한 문서에 대한 검증도 부족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KBS>가 이같은 압박 뒤에 반론보도를 내보낸 것과 관련,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6일 성명을 통해 "당초 보도와 같은 분량과 형식의 리포트로 반론보도를 내주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굴욕적 반론보도가 나갔다."며 KBS 측이 언론중재나 소송 등의 조정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회사가 전격적이고 굴욕적인 방식으로 이승만 기념사업회 측의 반론 보도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연임을 염두에 둔 조대현 사장이, 뉴라이트 학자 출신인 이인호 이사장 등에 굴복한 결과라고 본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지난 3일 보도에서 앵커가 ‘KBS는 앞서 충분한 반론 기회를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힌데 대해선, “이는 앞으로 위안부 관련 역사적 기록이 발굴돼 리포트를 할 때 일본 정부의 반론을 들어줘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질타했다.

 

또한 KBS본부는 이인호 이사장이 이번 보도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임시 이사회를 소집한 것에 대해선 "이사회가 KBS 개별 보도나 방송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여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사회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부당한 방송 개입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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