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친일과 훈장’ 방송 가로막는 KBS? 이승만-박정희 비판 ‘차단’되나
탐사보도팀 취재 마쳤지만 계속 보류…이인호 이사장 등 ‘뉴라이트’ 눈치보기 때문?
등록날짜 [ 2015년09월11일 18시55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KBS가 지난 2013년부터 탐사보도팀이 취재해 온 <친일과 훈장>이라는 프로그램 제작진 전원을 인사발령 조치했다. 해당 프로그램이 친일 행적자와 일본인에게 가장 많은 훈장을 수여한 이승만-박정희 정권 시절의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KBS 사측에서 미리 손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연임을 노리는 조대현 KBS 사장이 ‘뉴라이트’ 학자 출신인 이인호 KBS 이사장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KBS 제작진 및 탐사보도팀은 지난 8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무엇이 그리 두렵습니까!’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내고 “2년 전부터 ‘훈장을 통해 본 대한민국 70년 역사’를 기획·취재해 지난 4월 대한민국 정부 수립 뒤 훈장을 받은 70여만 건의 훈포장 명단을 단독 입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이어 “이승만·박정희 정부 시절 친일행적자와 일제식민통치를 주도한 일본인들에게 가장 많은 훈장이 수여된 사실을 확인했고, 6월과 7월로 방송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돌연 방송 목록에서 사라졌다”며 사측이 보도를 방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탐사보도팀에 따르면, 해당 보도는 KBS1 시사보도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을 통해 ‘간첩과 훈장’, ‘친일과 훈장’ 두 편으로 6월과 7월 한 편씩 방송될 예정이었다. ‘간첩과 훈장’은 최근 법원이 ‘조작됐다’며 무죄를 선고한 간첩사건에서 당시 수사관들이 훈장을 받은 사실을 밝히는 내용이고, ‘친일과 훈장’은 친일파에 수여된 훈장을 다룬다. 
 
이승만 전 대통령(사진-영화 백년전쟁 중 캡쳐)
박정희 전 대통령(사진-영화 백년전쟁 중 캡쳐)

그러나 지난 5월 말 정부의 무능으로 확산된 ‘메르스 대란’이 터지면서 방송이 7월 말로 연기됐다. 하지만 KBS는 광복 70주년 특별프로그램 편성을 이유로 ‘훈장 2부작’을 차일피일 미뤘고, 오히려 이보다 늦게 계획한 아이템을 먼저 방송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탐사보도팀은 ‘친일과 훈장’ 편에 사측이 문제를 삼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KBS <뉴스9>는 지난 6월 말 이승만 정부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마자, 일본에 망명을 요청했다는 리포트를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는 일본 야마구치현의 역사기록과 당시 미군정 기록을 근거로 냈다.
 
당시 이런 보도에 이승만기념사업회 등 이른바 ‘뉴라이트’ 세력이 반발, 결국 굴복한 KBS 측은 지난 7월 초 <이승만 기념사업회, ‘일 망명 정부 요청설’ 부인>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이승만 기념사업회의 입장을 대폭 반영한 이례적인 반론보도를 내보냈다. 아울러 앞서 보도한 리포트를 홈페이지에서 전격 삭제하기까지 했다. 이것도 모자라 해당 리포트를 보도한 KBS 보도본부의 간부 4명이 보직에서 해임되기까지 하는 등, ‘징계성 인사’ 파문을 부르기도 했다.
 
탐사보도팀의 주장에 대해, KBS 사측은 메르스 대란으로 기존에 준비됐던 아이템들이 순연됐고, 8월 ‘광복 70주년 특별편성’과 9월 <한국경제의 미래> 4부작 편성이 겹쳐 방송 예정일이 10월 이후로 늦춰졌다고 주장했다.
 
탐사보도팀 등이 이런 지적을 제기한 지 이틀이 지난 10일, KBS 사측은 인사발령을 통해 <훈장> 방송을 준비하고 있던 탐사보도팀 기자 두 명을 각각 보도국 라디오뉴스제작부와 디지털뉴스국 디지털뉴스부로 보냈다. 앞서 <훈장> 취재를 하던 팀장도 네트워크부로 발령 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노조)는 11일 성명을 통해, 이를 폭거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사측이 제작진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인사발령을 냈다는 것이다.
 
새노조는 메르스 대란으로 아이템들이 지연됐다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 “아이템이 나가지 못한 것은 지난 6월 2일과 9일, 16일 등 3주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메르스 관련 아이템이 끝나고 ‘광복 70주년 특별기획’이 나갈 때까지 6주 동안 일반 아이템이 나갈 동안 ‘훈장’ 아이템은 편성되지 못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노조는 “사측이 <훈장> 아이템에 대해 방송 일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은 현재 KBS 내부 상황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훈장> 2부인 <친일과 훈장> 아이템이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 당시, 친일 행적자와 일제식민통치를 주도한 일본인들에게 대거 훈장을 수여했다는 내용이기에, 그동안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기에 앞장서 온 이인호 이사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에서 해당 아이템은 불편한 것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노조는 조대현 KBS 사장을 향해서도 “다음 달 사장 선임을 앞두고 연임에 욕심을 내고 있다”면서 “차기 사장 선임에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이사장의 눈치를 보느라 <훈장> 아이템이 방송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KBS 4대 협회(기자·PD·방송기술인·경영협회)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훈장> 2부작이 방송일도 정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다음 달 예정된 사장 선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면서 “연임에 욕심을 내고 있는 조대현 사장이 뉴라이트 학자 이인호 이사장의 눈 밖에 날 방송은 내보내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규탄했다.

[팩트TV후원 1877-0411]

 
.
올려 1 내려 0
팩트TV 고승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어버이연합 게이트’ 입 닫는 KBS·MBC, 전우용 “전경련보다 더 나빠”
‘박정희 신격화’ 비용만 1900억, 구미엔 ‘탄신 TF팀’까지…
안철수측 한상진 “이승만이 뿌린 자유민주주의 씨앗이 4.19 혁명으로 터져”
‘삼권분립 위반’ 박근혜에 대한, 지상파 3사-JTBC 보도는?
“친일 했으면 어쩌라고?” “IS단체 같다” TV조선 진행자 ‘클라스’
“고대영 KBS 사장 선임, 靑수석과 김인규 前사장 작품” 폭로 파문
전우용 “‘먹고 살게만 해주면 독재라도 좋다’는 사람이 많으면…”
’박정희-기시 노부스케’ 친서, 방송 가로막은 KBS
새정치 “국정교과서, 박정희-김용주 친일 문제 덮기 위한 시도”
“어뷰징, 기사 엿 바꿔먹기? 대형 언론이 더 심하다!”
“5.16은 군사혁명, 6월 항쟁은 경찰의 수난기”…경찰은 이렇게 배운다
"박정희 유신체제 아니면 경제성장 없었다”…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의 ‘독재 미화’
YS 차남 김현철 “김일성이 박정희와 체제유지 위해 공생하더니…대를 이어”
KBS ‘이승만, 일본 망명 요청’ 보도에 중징계 내린 박효종의 방심위
“이승만이 국부 되면, 4.19 희생자들 후레자식 된다”
이재명 “박근혜의 ‘건국 67주년’ 언급? 독립운동 폄하하고 친일세력-이승만 옹호 위한 목적”
KBS, ‘이승만, 일본 망명 타진’ 보도책임자 징계 논란
KBS, ‘이승만, 6.25 직후 일본 망명 시도’ 보도 후 “굴욕적 반론”
“이승만, 6.25 발발 이틀만에 일본으로 '줄행랑' 시도”
“긴급조치, 고도의 통치행위”라는 대법원, 또다시 박정희 유신독재에 면죄부
동아투위 40년 싸움…그러나 ‘박정희 유신’에 면죄부 준 대법원
‘역사책’ 펴낸 문창극 “만일 이승만·박정희 없었다면…”
트위터로 보내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대하다큐영화<사명>, “친일파를 추천해주세요”..선정기준 발표 (2015-09-12 09:30:00)
김무성 사위 마약 공범들도 모두 권력층 연관…‘집유·벌금형’ 그쳐 (2015-09-11 16:0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