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KBS>가 15일 지난달 ‘이승만 정부 일본 망명 타진설’을 보도한 보도국과 디지털뉴스국 책임자 4명에 대해 징계성 인사를 해 노조가 ‘치졸한 보복성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KBS>는 이날 해당 내용을 처음 보도한 보도국 국제부 주간과 부장을 각각 심의실 심의위원과 디지털뉴스국 평기자로 발령내고, 디지털뉴스국 국장과 부장은 심의실 심의위원과 라디오뉴스제작부 평기자 발령을 받았다.

 

KBS 보도국 국제부와 디지털뉴스국은 지난달 24일 <뉴스9>에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일 망명 타진’ 보도를 내보냈다. 이승만 정부가 한국전쟁 발발 이틀 만인 1950년 6월27일 일본 정부에 한국민 6만명 망명 의사를 타진했다는 내용이다. 서울이 함락되기도 전에 ‘줄행랑’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 보도는 일본 야마구치현의 역사기록과 당시 미군정 기록을 근거로 했다. 
 

 

디지털뉴스부에선 다음날 오전 해당 보도를 ‘전쟁통에 지도자는 망명 시도… 선조와 이승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같은 보도에 '엄마부대봉사단' 등 일부 단체들이 KBS 본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이승만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KBS 보도본부장을 만나 직접 반론을 요청하기도 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KBS>는 이같은 요구에 결국 굴복, 지난 3일 <뉴스9>를 통해 <이승만 기념사업회, ‘일 망명 정부 요청설’ 부인>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특히 <KBS>는 리포트에서 전쟁 발발 이틀만이라고 할 근거인 6월 27일이라는 날짜는 문서 내용에 없으며 이승만 정부가 난민 수용을 요청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승만기념사업회 측 반박을 그대로 내보냈다. 또한 앵커는 “KBS는 앞서 충분한 반론 기회를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KBS>는 반론 보도를 한 당일, KBS는 지난달 24일 보도한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일 망명 타진> 리포트를 홈페이지에서 전격 삭제하기까지 했다.

 

앞서 ‘뉴라이트’ 성향의 이인호 KBS 이사장은 지난 8일에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이승만 망명설’ 보도를 안건으로 올리려 했으나 야당 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전경련 강연에서 해방 직후 친일파 청산을 '소련의 지령'이라고 강변하고,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백범 김구 선생은 건국 공로자가 아니다라며 적극적인 ‘뉴라이트’ 성향의 인식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으로 사퇴한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를 적극 감싸기도 했다.

 

이같은 징계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새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전례를 찾기 힘든 굴욕적인 반론보도를 했는데도 사측이 보도 책임 라인에 있는 간부들을 전원 보직해임했다.”고 비난한 뒤 “조대현 사장이 연임을 위한 욕심으로 차기 사장에 대한 선임권을 행사할 이인호 이사장에게 충성 맹세를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국방송기자협회도 “KBS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반론보도에 이어 징계성 인사가 단행됐다.”며 “조 사장이 연임을 위해 청와대를 향한 구애의 손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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