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신임경찰 선발에 사용되는 중앙경찰학교 경찰사(史) 교재에 5.16 군사반란을 '5·16군사혁명'으로 표현한 것을 비롯, 지나친 경찰 중심의 역사 해석으로 자신들의 ‘어두운 과거’를 미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4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찰사'는 경찰대·간부후보생을 제외한 모든 경찰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한다."며 "'경찰사' 교재의 역사서술이 심각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특히 잘못된 용어사용으로 인한 역사왜곡이 두드러졌다."며 '경찰윤리' 365쪽에 나온 '5.16 군사혁명'과 378쪽에 나온 '부마사태' 등을 예로 들었다. 기존 국사교과서 등에는 '5.16 군사정변'과 '부마민주항쟁'으로 기술돼 있다. ‘혁명’은 정당성이 없는 권력을 시민의 힘으로 전복하는 행위를 말하는 반면, ‘군사정변’은 시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군인들이 무력으로 권력을 탈취하는 행위를 뜻한다.
5.16 군사정변(사진출처-한국정책방송 영상 캡쳐)
또한 '경찰윤리' 346쪽에는 '여수순천사건'을 '여수순천폭동'이라 표현하며 경찰의 피해만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어두운 과거에 대해선 서술하지 않았다. 여수순천사건은 제주4·3사건 진압을 위해 이승만 정권이 국군파견을 명령하자, 제14연대가 이에 거부하며 국군과 반란군 사이의 충돌이 일어나 군인 및 민간인 등 2500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교과서 등에는 사건의 복합적인 성격을 고려해 '여수순천사건'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87년 1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 이한열 열사 최루탄 사망 사건, 6월 민주화항쟁에 이르는 '87년 6월' 민주화항쟁에 대해선 경찰의 책임을 적지 않고, '경찰의 대표적 수난기'였다고 표현했다.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가 경찰의 폭력에 의해 사망하고, 수많은 시민들이 부상당했다는 내용은 적지 않고, "경찰관과 경찰관서 및 공공시설에 대한 무차별 공격, 파괴행위와 폭력행위가 심야까지 계속 됐다“고 서술하는 등, 경찰과 파출소, 민정당사의 피해만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경찰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부 역사적 사건들은 반성은커녕 아예 기록조차 없었다. 단일사건으로 최대 규모 국가폭력이자 학살 사건인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이승만 정권이 한국전쟁 당시 10만명 이상을 학살한 사건임에도 교재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대표적 장애인 인권 침해 사례로 꼽히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민청학련 사건 등도 역시 기록되지 않았다.
진선미 의원은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경찰 스스로 만든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밝힌 내용조차도 포함하고 있지 못하다. 경찰이 부끄러운 과거를 제대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자문위원회를 둬 감수를 받는 등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팩트TV후원 1877-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