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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이’ 박성수 씨, 박근혜 명예훼손 혐의로 첫 재판
검찰, ‘정윤회 염문을 덮으려고 공안정국 조성’ 부분에 혐의 적용
등록날짜 [ 2015년05월27일 11시30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지난 2월 ‘박근혜도 국가보안법으로 수사하라’는 내용 등이 담긴 전단지를 제작·배포해 ‘박근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된 ‘둥글이’ 박성수 씨에 대한 첫 공판이 26일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대구에 거주하는 시인 변홍철 씨 외 1명이 피고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검찰은 변 씨 등이 대구에서 박 씨가 제작한 ‘박근혜도 국가보안법으로 수사하라’ 등의 내용이 적시된 전단지를 배포했다며 공소제기 한 바 있다.
 
지난 4월 16일, 서울광장에서 시국 전단지 배포를 하고 있는 ‘둥글이’ 박성수 씨(사진-고승은)
 
당시 검찰은 박 씨가 제작한 전단지 내용 중 ‘정모 씨 염문을 덮으려고 공안정국 조성하는가?’라는 부분에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 국정농단’ 논란의 당사자인 정윤회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검찰 측은 이날 대구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박 씨는 ‘정윤회 염문을 덮으려고 공안정국 조성하는가’라는 전단지를 제작하고 배포했다. 세월호 사건 당시 피해자 박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 있었고, 정윤회는 다른 사람과 점심식사를 같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피해자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발생 당일 정윤회와 함께 있었고 정윤회와 긴밀한 연인관계인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한 전단지를 배포함으로써 공연히 피해자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씨는) 페이스북에 총 12회에 거쳐 피해자 박 대통령과 정윤회가 세월호 사고 발생 당일 7시간 동안 함께 있었던 것처럼 거짓된 사실을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박성수 씨 제작 전단지
박성수 씨 제작 전단지

변호인 측은 “박 대통령은 국가기관의 일부로, 명예훼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전체적으로 진실에 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은 개인의 의견 표명으로, 사실적시라고 볼 수 없다.”며 “사실적시라고 하더라도, (게시물이) 일부 자세한 부분이 진실과 차이 나는 부분이 있어도 허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씨 등의 변호를 맡은 김인숙 변호사(민들레법률사무소)는 이날 <팩트TV>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찰에서 수사보고서와 첨부서류가 정리가 안 돼있다고 해서, 정리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6월 25일경 변론 준비기일을 하루 잡아, 증거관계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박 씨가 허위사실을 적시하려한 것이 아니고, 다소 과장됐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아니라 공안정국 조성하는 정책에 대한 비판이었다.”라며 “박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은 풍자이자 의사개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변호인 측은 “피고인 박 씨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보석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7월 중 증인심문을 열기로 함에 따라, 현재 대구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씨에 대한 구속 기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염문은 ‘남녀에 관한 소문’인데…‘섹스’와 동일시?”
 
한편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는 '민주시민 둥글이(박성수) 팬클럽' 주도로 박 씨를 석방하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박 씨는 지난달 28일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 도중 참가한 시민들과 함께 '개꼬리 흔들기 공무집행을 중단하라'는 의미로 '멍멍'이라는 소리를 세 차례 외치다가 검찰 측에 연행된 바 있다. 그는 서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후 석방됐으나, 유치장 앞에서 체포영장을 가지고 대기하고 있던 대구 수성경찰서 수사과 직원들이 박 씨를 체포해 수성경찰서로 데려갔고 당일 밤 수성경찰서에 입감됐다.
 
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달 30일 발부됐고, 그는 지난 6일 대구구치소에 수감됐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자가 선창을 하면 참가자들이 '멍멍 멍멍멍'이라며 개소리를 짓는 형태로 구호를 외쳤다.
 
26일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박성수 씨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연 시민들(사진제공-'민주시민 둥글이(박성수) 팬클럽')
사진제공-'민주시민 둥글이(박성수) 팬클럽'

구호에 따르면 "둥글이를 석방하라 멍멍 멍멍멍, 삼백여명 물에 빠져 멍멍 멍멍멍, 꼴깍꼴깍 숨이 막혀 멍멍 멍멍멍. 대통령은 어디갔나 멍멍 멍멍멍, 조선일보 최보식이 멍멍 멍멍멍, 칼럼에다 글을 썼네 멍멍 멍멍멍"이란 식으로 이루어졌다.   
 
이어 “사생활은 안궁금해 멍멍 멍멍멍, 아이들이 죽어갈 때 멍멍 멍멍멍, 일곱시간 뭐했냐고 멍멍 멍멍멍, 대한민국 일등국민 멍멍 멍멍멍, 둥글이를 석방하라 멍멍 멍멍멍”을 외쳤다.
 
한편 대구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씨는 ‘둥글이의 변’이라는 글을 이들에게 보내왔고, 그 내용이 공개됐다. 박 씨는 “정권비판 전단지에서 ‘염문’이라는 단어에만 혈안이 된 대구수성경찰, 검찰, 법원에서는 ‘염문은 섹스를 한다는 말인데 왜? 사실이 아닌 것이 판명된 얘기를 진실인 것처럼 퍼뜨리냐”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씨는 이어 “‘염문’의 사전적 표현은 ‘남녀에 관한 소문’인데, 저들은 염문=섹스라고 표기된 또다른 사전을 보유하고 있는 듯하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끝으로 “전단지 공안탄압을 비롯한 시대착오적인 공안몰이를 진두지휘하는 대검찰청이 북한 보위부가 하는 짓거리를 그만두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사법정의를 세우는 기관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다음의 말을 전한다. ‘멍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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