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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윤회 명예훼손’으로 7개월째 수감 중인 ‘둥글이’ 박성수 씨
대검 앞에서 ‘멍멍멍’ 소리 냈다고 ‘집시법 위반’으로 추가기소, “대검찰청에서 경찰관에 ‘7번 지시‘했다고”
등록날짜 [ 2015년11월29일 17시40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올초 “박근혜도 국가보안법으로 수사하라”는 내용의 전단지를 제작 및 배포했다가, ‘박근혜-정윤회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 기소된 ‘둥글이’ 박성수 씨가 수감된 지 벌써 7개월째다. 
 
원래 구속 기간은 최장 6개월이지만 박 씨의 구속기간은 연장이 됐다. 검찰이 지난 10월 27일 집시법 위반 혐의를 추가 기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엔 보석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박 씨가 올초 제작-배포한 전단지 앞면에는 지난 2002년 박 대통령(당시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이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과 함께 '박근혜도 국가보안법 철저히 수사하라' '자기들이 하면 평화활동, 남이 하면 종북·반국가행위'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이는 당시 박 위원장이 ‘김정일 장군은 믿을만한 파트너’(국가보안법 제 7조 위반, 고무찬양) ‘국가보안법 2조(반국가단체 정의)의 조항을 없앨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국가보안법 위반 내용으로 꼬집은 것이다.
 
사진출처-박성수 씨 페이스북
 
또한 그가 제작한 전단지 뒷면에는 ‘정모(정윤회) 씨 염문을 덮으려 공안정국 조성하는가?’라는 글과 함께, <조선일보>에서 제기한, 세월호 사건 당시 확인되지 않는 ‘7시간’을 덮기 위함인가라고 꼬집고 있다. 아울러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해 질타하는 내용도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정치개입, 선거개입 유죄, 징역 3년 실형!’ ‘강탈해간 대통령자리 돌려줘!’라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검찰은 박 씨가 제작한 전단지 내용 중 ‘정모 씨 염문을 덮으려고 공안정국 조성하는가?’라는 부분에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 국정농단’ 논란의 당사자인 정윤회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박 씨는 지난 24일 검찰로부터 징역 3년을 구형받았고, 오는 12월 22일 대구지방법원의 최종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대구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씨는 28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데 대해 “사형 구형을 받을 줄 알았다가 3년을 받아 놀랐고 고마웠다. 처음엔 화가 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두려움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옥에 갇혀 있음에도 ‘옥중서신’을 외부 지인들에게 보내고 있다. 그가 쓴 편지글은 그의 지인이 페이스북 계정 ‘둥글이’에 올리고 있다. 그가 쓴 글에는 시국 비판 관련 내용들이 적혀 있다.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명예훼손, 편의대로 혐의 바꾼 수성경찰서…“조직사건으로 엮으려 했었다”
 
그는 지금 상황에 대해 ‘정리재판’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시국 비판 전단지를 제작해 군산, 일산, 대구 등 지역 곳곳에 배포한 바 있다. 이에 대구 수성경찰서는 박 씨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세 차례 보낸 바 있다.
 
수성경찰서 측은 처음 보낸 출석요구서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박 씨는 개사료 한 포대를 보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전단지와 함께 ‘이게 책으로 보이는 경찰은 한 포대 드시고 박근혜에 꼬리 흔드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판례상으로도 출판물은 ‘7쪽 이상’인데, 전단지 한 장을 ‘출판물’이라 우기자 이에 대응한 것이다.
 
사진출처-박성수 씨 페이스북
 
수성경찰서는 두 번째엔 ‘명예훼손’으로 혐의를 바꾸어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이에 대해 박 씨는 이에 대한 답변서와 함께 ‘개껌’을 보냈다. 그는 답변서에 ‘명예훼손’이 누구에 대한 명예훼손인지 적시하라고 했다. 당시 그는 “명예훼손이 박근혜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면, 저는 박근혜 개인을 명예훼손한 일이 전혀 없다. 대통령은 개인이 아닌 ‘국가기관’”이라고 한 바 있다.
 
박 씨는 지난 4월 21일, 수성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박 씨는 당시 “조사실에서 조사받는데 열받게 만드는 질문들밖에 없었다.”면서 “가령 ‘몇 날 몇 시에 박성수 씨가 경찰서에 전화한 전화번호가 어떤 단체의 전화번호인데 그 단체와 무슨 관계인가요?’ 등등으로 털기 수사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질타했다. ‘조직사건’으로 엮으려고 하는 의도가 명백히 보였다는 것이다.
 
 
“멍멍멍 외쳤다고 연행? 경찰도 황당” “대검찰청에서 (나를 수사하라고) 7번 지시했다”
 
특히 박 씨는 자신의 긴급체포 사유가 된 ‘멍멍멍’ 구호에 대해 “경찰 스스로도 황당해 하는 사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4월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검경의 과잉수사를 비판하며 '개꼬리 흔들기 공무집행을 중단하라'는 의미로 '멍멍'이라는 소리를 세 차례 외치다가 검찰 측에 연행된 바 있다. 검찰은 이를 구호라 여겨 기자회견을 집회로 간주했다.
 
그는 인근 서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후 같은 날 저녁 석방됐으나, 유치장 앞에서 체포영장을 가지고 대기하고 있던 대구 수성경찰서 수사과 직원들이 박 씨를 체포해 수성경찰서로 데려갔고 당일 밤 수성경찰서에 입감됐다. 이틀 뒤, 그는 ‘박근혜-정윤회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얼마 뒤 대구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 4월 28일, 대검찰청 앞에서 항의기자회견을 진행하던 박성수 씨, 이후 검찰은 ‘멍멍멍’ 소리 냈다고 집회로 간주해 박 씨를 연행했다.(사진-고승은)
 
박 씨는 ‘멍멍’ 구호를 세 차례 외친 것이 긴급체포 사유가 된 데 대해 <미디어오늘>에 “교도소에 있으면서 추가 기소된 집시법 위반 혐의가 있는데, 관할지역의 경찰관이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데 이걸 다시 왜 수사하는지 모르겠다. 대검찰청에서 7번 지시했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 씨는 다음 전단지의 내용으로 “니네가 짓밟는다고 안하진 않는다.”를 꼽으며 <미디어오늘>과의 접견을 마쳤다.
 

한편 박 씨는 지난 24일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로 이같이 말했다.
 
웃음이 나오려다 말았습니다. 70년대 유신정권에서나 있을법한 재판이 2015년도 세계 경제 10대 대국인 대한민국에서 빚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저는 판사님이 이 재판을 왜 진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상당히 의문스럽습니다.

애초에 판사님은 정치적인 편견을 가지고 사건을 했던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럴꺼면 처음 잡혀 왔을 때 즉결 처형을 해버리지 뭐하러 시간 낭비하면서 이런 재판을 진행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저는 이 자리가 재판하는 자리가 아니라 청와대 국무회의 자리라는 착각이 듭니다. 판사님이 저한테 최후변론 시간을 주셨지만, 제가 드리는 말씀을 판사님이 단 한마디라도 들어주실지 의문입니다.

제가 태어나서 여러 번 재판을 받아왔지만, 이렇게 믿음이 없는 재판은 처음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청도 송전탑 반대 활동가에 대해 판사님은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시켰습니다. 그런데 2심에서 무죄판결 났습니다.

더 말씀해서 뭐하겠습니까, 판사님. 올해 3월 수사기관에서 전단지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자 국내언론은 앞다투어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외신에서까지 관심을 가졌습니다.

스페인 통신사에서 저한테 연락이 와서 한참 취재 후 기사가 나갔습니다. 기사 마지막에 이렇게 정리가 됐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전단지로 대통령을 비난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이런 수사가 진행돼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이 보고 따라 할만한 수사다.'

정말 창피했습니다. 국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저는 구속됐고 7개월째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 서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이런 건 없습니다만, 부끄럽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라면 원내대표까지 짓밟고 철저히 보복과 응징의 정치를 하는 집단입니다. 지난 7개월 동안 정권의 작은 축소판이 이 재판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판사님, 맹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부디 이 재판 7개월 동안 있었던 과정 되돌아보시고, 고민해주길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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