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청래 의원을 컷오프해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11일 3차 공차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 공천 발표를 보류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 광진갑 공천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이유가 김한길 의원과의 연대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관계가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더민주 복당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김한길 의원은 최근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야권통합론에 호응하며, ‘패권주의 청산’을 수도권 연대 조건으로 건 바 있다. 이를 반대하는 안철수 공동대표와 충돌해왔다.
11일 국민의당 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난 김한길 의원(사진-팩트TV 영상 캡쳐)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상임 선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고, 김 의원과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천정배 공동대표도 야권연대를 거부하면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한 이날 당무거부까지 선언했다. 그러나 안철수 공동대표는 야권연대 불가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김한길 의원이 더민주로 복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9일 “김한길 의원이 만에 하나 복당하려 한다면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문에 “오겠다면 받아야지 어떡하나”라고 답한 바 있다.
“김한길, 자기 파 자리만 보장해준다면 새로운 ‘짜르’에 충성 다할 것”
이같은 상황과 관련, 더민주 혁신위원이었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몇몇 분이 설마라고 했지만, 이 공간에서 예측한 대로 가고 있다. 안철수, 천정배, 김한길은 애초부터 목표와 이해관계가 다르다. 안철수는 대권, 천정배는 야권 호남맹주, 김한길은 자기(계파) 보존. 여기에다 호남 현역 기득권이 덧씌워져 있는 당”이라며 국민의당의 현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남는 것은 국민의당 예상 탈당자들의 더민주 복당인데, 공천 보장을 조건으로 걸 것임이 분명하다”면서 “더민주 당원을 비롯한 야권 지지자들은 어떠한 원칙하에 야권통합/연대를 해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나는 야권통합/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끼워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김한길 의원을 직격한 뒤 “‘짜르’ 김종인은 다 받겠다는 어지(御旨)를 흘리셨으나,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국 교수는 지난 10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한길 의원이 ‘정당 브레이커’ 임을 강조한 뒤, “김한길의 노선은 ‘일관’되어 있다. 즉 언제나 해당 시기 ‘강자’와 손을 잡는다는 것, 이제 안철수의 효용가치가 없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나아가 “김한길은 친노/운동권 쳐내면 들어가겠다는 응답을 보냈다. 김종인의 ‘패권’은 문재인 ‘패권’의 100배 정도 될 것이나, 김종인의 ‘패권’과 싸울 생각은 전혀 없다. 자기(파) 자리를 보장해주면 새로운 ‘짜르’에게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개월간 당적 4개, 김한길계의 ‘도로 민주당’
김한길 의원이 ‘정당 브레이커’로 불리는 이유는 참여정부 말기인 지난 2007년에 벌인 전력 때문이다. 2007년 2월, 직전까지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였던 그는 주승용·이종걸·우윤근·노웅래·변재일 등 의원 22명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한 바 있다. 당시 이 사태로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원내 제 1당이 되고,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2당으로 전락했다.
그를 주축으로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의원 20명은 같은해 5월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했다. 이들은 다음 달인 6월 27일 민주당과 합당 선언을 해 ‘중도통합민주당’을 창설했다. 이후 한달이 조금 지난 8월 3일 중도통합민주당 내 '김한길 그룹' 19명이 당을 또 집단탈당했다. 이들은 이틀 뒤인 8월 5일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다.
결국 당시 김한길·주승용 의원 등은 6개월만에 탈당 2번을 포함, 4번의 당적 변경(열린우리당 → 중도개혁통합신당 → 중도통합민주당 → 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진기록을 세워 여론의 빈축을 산 바 있다. 그러나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라, ‘도로민주당’ 이라고 여론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결론은 대선 500만표 차이로 대패, 18대 총선 대참패였다.
특히 당시 그처럼 탈당과 입당을 반복하는 의원 중에는 자신이 도대체 어느 당적을 가졌는지조차 몰라 국회에 문의하거나 입당하지도 않은 정당에 탈당계를 제출하는 어이없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연일 주장하는 등, 야권 분열 중심 '컨트롤타워'라는 비난을 들었던 김 의원을 더민주에 복당시킨다면, 정청래 의원을 공천 배제한 것 이상으로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을 자초할 전망이다. 특히 김 의원은 광진갑 지역구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송학 새누리당 예비후보, 전혜숙 더민주 예비후보에 크게 밀려 3위에 그치고 있어, 경쟁력이 전혀 없다.
반면 정청래 의원은 지역구(마포을) 경쟁력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다, 법안발의·출석률 등에서도 최상위권에 랭크돼 있고 ‘열혈 지지층’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에서 아무리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더라도 정 의원을 이기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 여론이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후보였던 김성동 전 의원을 17%(약 1만8천여표) 차이로 누른 바 있다.
최근 정 의원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자신에 대한 ‘표적공천’을 하겠다고 밝히자, “정 그럴거면 김무성-안철수 쌍으로 나와라. 올킬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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