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근혜 정권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강행한 것과 관련, 특히 대구경북(TK)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은 사드 배치에는 적극 찬성하면서도 내 지역구쪽 배치만은 안된다는 식의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친박실세인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은 사드 배치가 공식 발표된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드가 경북 칠곡에 배치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어제(7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공항에다 사드까지 겹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무적으로 봐야 할 부분도 있다. 여러가지 정치적인 부분도 고려돼 가면서 결정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에게는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대구경북 민심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사드가 대구경북에 배치되면 지역 민심 악화를 더 가중시키게 된다고 말했다“고 전헀다.
국정원 출신이자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경북 김천)과 4선 중진인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대구 수성을)도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박 대통령에게 “대구·경북에서 신공항은 안주고, 사드를 갖다 주느냐고 매우 격앙되어 있다”며 칠곡 배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표적인 ‘사드 전도사’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도 지난 6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칠곡 배치설에 대해 “수도권 방어가 안되는 사드를 왜 도입하냐는 궁금증부터 풀어야 한다”며 "1개 포대를 배치하면서 수도권을 포기하는 것은 제 논리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고 주장, 자신이 줄곧 사드 배치에 찬성해온 것이 마치 ‘수도권 방어용’인 것처럼 몰아갔다.
또 친박인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지난 8일 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사드 배치를 공식 결정하고 최적의 부지를 준비 중이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피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사드 배치에 적극 환영하면서도 칠곡 배치설에 대해선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드를 배치할 부지를 결정한다면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처럼 TK 인사들은 사드 한국 배치에는 찬성하되 칠곡에는 절대로 배치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박 대통령에게까지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더 나아가 대구의 <매일신문>도 9일 사설에서 "우리 정부는 중국에 대해 사드가 대북 방어용 무기라는 점을 납득시키려 노력하되 중국의 반대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면서 사드 배치 강행을 주장하면서도 “지역 선정은 철저히 지역민들의 민심을 고려해야 한다. 사드 포대를 관리하기 쉽다는 이유로 경북 칠곡 등 인구 밀집지역에 세운다면 세우기도 전에 민심의 저항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며 칠곡 배치에 강력 반대했다.
새누리당은 사드 배치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속 정치인들은 사드 배치엔 찬성하면서도 정작 사드 배치 지역 선정을 두고는 지역민의 거센 반발을 이유로 자기지역 설치엔 극렬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여권 실세인 최경환 의원부터 이철우 정보위원장, 4선의원인 주호영 의원, 대표적 사드 찬성론자였던 유승민 의원까지 일제히 반대 대열에 나섰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난하며 “여당의원들은 사드 배치에 줄곧 찬성해왔고, 심지어 시급한 도입을 주장해 왔다. 그런 분들이 정작 자신들의 지역구만은 안 된다는 지역이기주의를 조장한다면, 대구·경북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후보지가 결정될 경우 발생할 후폭풍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본인들이 주장해온 것처럼 정말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면 설사 자신들의 지역구에 배치되더라도 앞장서서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앞뒤가 맞는 처신이 아닌지 반성하길 바란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중적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할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국회를 통한 공론의 장 형성과 비준, 그리고 필요하면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며 "사드 배치에는 찬성하면서 대구·경북은 안 된다는 (새누리당의) 논리가 더 무책임하고 모순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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