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친박’계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8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故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서 2억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지난 대선때 박근혜 캠프의 총괄조직본부장이었던 홍문종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고검 청사에 출석, 성 전 의원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냐는 질문에 강하게 부인했다.
홍 의원은 성 전 의원으로부터 대선 직전 2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성 전 의원은 지난 4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2012년 대선 시기 홍 의원에게 현금 2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성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때 홍 의원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며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통합하고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홍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장소를 ‘사무실’과 ‘어울려 다닌 곳’이라고 전했다.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대선자금으로 2억원을 줬다고 증언한 내용(사진출처-오마이TV 영상 캡쳐)
성 전 의원은 “이 사람(홍 의원)도 자기가 썼겠느냐.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가 된 돈이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라며 불법정치자금임을 강조한 바 있다.
홍 의원은 '대선자금과 총선자금이 다 깨끗한가'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성완종 리스트에 적시된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저도 참 가슴을 칠 일"이라면서 "성완종씨가 평소에 너무 안 도와줬다고 생각해서 좀 억울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은 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트 6인 중 자신만 소환된 데 대해선 "그분들은 한 번 거론됐고 나는 두 번 거론돼서 그런 것 아닌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홍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자, 지난 4월 14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화가 치밀어서 뭔가 이 세상에 대해서 복수하고 싶어 하고 그런 분들이 죽으면서 그런 일들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죽는 순간까지 그럴 수 있느냐'는 그 생각을 바꿔야 된다,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의사선생님이 많았다."며 성 전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대선 당시 홍 의원의 역할과 성 전 의원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 두 달 가까이나 지난 최근에서야 서면을 통해 조사했을 뿐 직접 주변 인물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실시하진 않았다. 때문에 이번 홍 의원의 소환은 로비 의혹 규명과 사법처리를 위한 소환이 아닌 단순 확인 차원의 조사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검찰 조사는 증거 인멸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늑장소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홍 의원과 ‘대선자금 3인방’으로 불린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에겐 계좌추적이나 확실한 물증을 찾기 위한 기초 수사조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이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로 흘러간 2억원은 새누리당 관계자의 총선용 자금으로 대선자금과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린 뒤에야, 홍 의원을 소환함에 따라 면죄부를 부여하기 위한 명분용 조사가 아니냐는 질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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