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축소·은폐 의혹과 관련해 결백함과 억울함을 토로했다.
김 전 청장은 1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출판기념회를 통해, 국정원원 댓글사건 수사를 축소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1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당시의 경험을 담은 '나는 왜 청문회 선서를 거부했는가'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김 전 청장은 책의 서문에서 "잘못된 선입견과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내가 증거를 축소하고 은폐하도록 지시했다고 하지만 이는 역사의 아이러니이자 시대의 아픔"이라고 밝혔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사진출처-오마이TV 영상 캡쳐)
그는 특히 '국정원의 조직적 댓글 의혹은 근거가 없다'는 수사발표를 대선후보 마지막 TV토론 직후인 12월 16일 밤 11시 서둘러 발표한 것이 선거 개입이었다는 의혹에 대해서 "대선 전에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고 야당도 그렇게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당시 자신을 기소했던 검찰과 야당이 정치적 표적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3년 국정조사 때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문에는 나의 출신지 대구가 과도하게 강조돼 있었다."며 "검찰조사든 국정조사든 처음부터 답을 정한 느낌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1심 수사결과 발표 때 검찰이 내가 국기문란죄를 저질렀다고 했는데 판결문을 보면 위법성이 없다고 나온다."며 "이것이야말로 짜깁기 기소를 했다는 의미"라고 검찰의 기소를 비판했다.
김 전 청장은 자신을 상대로 수사 축소·은폐 외압을 폭로했던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해서는 "격려성 전화를 외압성 전화로 둔갑시킨 그의 주장은 '소가 웃고도 남을 일'"이라고 원색비난했다.
김 전 청장은 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선서 거부에 대해서도 "누구나 선서를 거부할 수는 없으며 당당하지 못하면 선서거부를 못한다."며 "당시 상황이 억울해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인 방어권 차원에서 선서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청장은 지난 2013년 8월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의혹 사건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나란히 증인선서를 거부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어 자신의 책 내용 가운데 '시간이 흐르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한 번 훼손된 사람의 명예는 회복되기 어렵다'는 구절을 소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김 전 청장의 이런 억울함 호소는, 경찰 수사발표와 달리 대선 후의 검찰 수사에서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 댓글을 통한 선거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원 전 원장의 대선개입 혐의가 인정됐음에도,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인 만큼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 김 전 청장은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을 받고, 과거 자신이 경찰서장을 맡은 지역이었던 대구 달서구에 전입해 '달구벌문화연구소'를 열었다. 그의 이런 행보를 보면,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권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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