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축소·은폐 의혹과 관련해 허위의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광주 광산을)에게 검찰이 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 심리로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권 의원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모해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증언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권 의원의 증언이 그 취지나 관계자들 진술 등에 비춰볼 때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권 의원 스스로의 기억에도 반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사법시험을 거쳐 경찰 고위직 간부 경력을 보유한 사람로서 기억력이나 이에 대한 표현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실수나 착오로 증언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위증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권 의원 측 변호인은 "권 의원은 자신이 스스로 경험한 대로 말한 것"이라며 "허위를 인식하지 못했고, 모해할 목적 또한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권 의원을 기소한 것은 김 전 청장이 무죄가 확정됨에 따라 규범적이고 당위적인 판단을 들이민 것"이라며 "당시 권 의원의 구체적인 상황과 인식을 고려하지 않아 심히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권은희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당시 상급청에서의 압수수색 영장 관여, 갑작스러운 수사결과 발표 등 소신 있게 계속해서 수사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제기를 통해 권력기관인 국정원에 대한 수사를 지속하게 하고 경찰수사의 문제점도 드러나 사회적으로도 공유됐다."며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처한 위험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고 밝혔다.

 

경찰은 2012년 18대 대선 직전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이 발생하자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대선을 사흘 앞둔 12월 16일 밤 '대선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지지 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권은희 의원은 수사경찰서 수사과장으로서 사건을 담당한 바 있다.

 

이후 권 의원은 2013년 8월과 이듬해 5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청장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그가 수사를 방해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경찰 고위간부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수사가 축소됐다'는 권 의원 등 증언을 토대로 김 전 청장을 기소했지만 법원은 권 의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용판 전 청장은 1, 2심 무죄판결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도 무죄를 확정받았다. 검찰은 이후 권 의원을 모해위증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오는 8월26일 권 의원의 모해위증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