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국정원과 함께 ‘불법 대선개입’ 파문의 양축인 국군사이버사령부가 지난 2013년 10월 대선개입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각종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군형법상 정치관여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이태하(3급 군무원) 전 심리전단장의 판결문에선, 2013년 10월 20일 언론보도와 국정감사 등을 통해 대선개입 파문이 불거지자 내부 데이터베이스(DB), 전자결재(GW) 서버에 연동된 네트워크 저장장치에 남아 있는 모든 기록을 파일삭제 프로그램(BC WIPE)을 이용해 삭제했다.
또한 이날 이 전 단장은 심리전단 1·2대장 등 13명에게 ‘압수수색 대비 만전 신속히’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고, 이 내용은 요원들에게 전파됐다.
당시 국군사이버사령부가 올렸던 정치개입 관련 포스터(사진출처-뉴스타파 영상 캡쳐)
이같은 지시에 따라 요원들은 심리전단 체계보호팀 서버실에 장착된 네트워크 저장장치의 하드디스크를 분리해 데스크톱 PC에 연결시킨 뒤, 파일삭제 프로그램을 이용해 3TB 하드디스크 2대, 1TB 하드디스크 4대 등 총 6대에 담긴 자료를 복구 불가능하게 했다.
삭제된 내부 데이터베이스 등에는 심리전단 요원들의 작전 수행 결과물과 상황보고서, 상황일지 등이 담겨 있었다. 발각 시 사이버사의 정치관여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들은 또한 2013년 10월 19일부터 닷새간 북한·해외팀 요원 9명이 자택에서 쓰던 노트북 9대를 하드디스크 복제 장비를 이용해 초기화했다. 같은 달 28일부터 나흘간 다른 사이버사 요원들이 쓰는 60여대의 노트북에 저장된 자료도 삭제했다.
이 전 단장은 “작전보안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IP(인터넷 주소)로 누가 어디에서 작성했느냐”라면서 “그런 정보가 많은 노트북을 파악해 초기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한 요원은 이 전 단장이 종이문서도 없앨 것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요원은 “이 전 단장이 ‘쓸데없는 자료는 다 세절하라’고 했다.”면서 “구체적으로 ‘정치에 관여했다고 오해받을 만한 모든 자료를 삭제하라’는 지침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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