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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교과서 국정화’ 총대 맨 청와대, 맞장구치는 새누리
결국, 2년전 교학사 역사교과서 파동 재현하나? 학계-여론 심한 반발 예고
등록날짜 [ 2015년10월07일 11시06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청와대는 7일 기존 한국사교과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전하며, 사실상 그토록 그리던 ‘국정화’에 총대를 매고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지난 2월13일 교육문화분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현행 한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고 전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자라나는 아이들에 역사교육 통해 올바른 국가관과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길러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정부의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에 많은 사실 오류와 이념적 편향성 논란이 있는데, 이런 게 있어선 안 된다”며 교육부에 균형잡힌 교과서를 개발해달라고 지시했다.
 
틈만 나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거론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산업화 성공을 자본가들의 착취로 가르쳐 기업가 정신이 거세된 학생을 만들고 있다."며 "현 역사교과서들은 학생들이 배우면 배울수록 패배감에 사로잡히고 모든 문제를 사회탓, 국가탓만 하는 시민으로 만들고 있다."며 거듭 기존 교과서를 비난했다.
 
사진출처-제보사진
 
김 대표는 "현행 교과서들은 반(反)대한민국 사관으로 써 있다. 좌파적 세계관에 입각해 학생들에게 민중혁명을 가르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하는 등,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반복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지난 6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편향성만 남은 역사교과서 검정 발행 체제는 실패했다.”고 단언한 뒤 “역사교과서 발행 체제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국정화를 ‘정상화’라고 강변했다.
 
원 원내대표는 현 검정 발행 체제에 대해 “공정성과 역사관에 의심을 품을 만한 세력들이 끼리끼리 교과서를 만들고 출판사를 넘나들며 회전문 집필을 하고 있다.”며 “검정교과서의 종수는 겉치레일 뿐 다양성의 가면을 쓴 한 종의 편향성 교과서”라고 거듭 비난했다.
 
최근 황우여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국정화’ 시도에 대해 여론과 학계의 따가운 질타를 받자, 검정 교과서의 편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라는 지시를 교육부에 내리는 등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가 직접 국정화를 주도하려 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걸로 알려져, 사실상 국정화를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또한 새누리당도 최근 당내에 역사교과서 개선특별위원회(위원장 김을동)를 구성하는 등, 코드를 철저히 맞추는 모양새다.
 
지난 2013년 정부와 새누리당이 극찬한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친일·독재 미화 파문에 휩싸여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 지난 2년 내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주장한 바 있다. 결국 국정화될 교과서는 자신들이 극찬한 교학사 역사교과서처럼 ‘식민지 근대화론’ 등이 담긴 ‘뉴라이트’의 역사관을 반영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국정교과서를 강행할 경우, 과거 교학사 역사교과서 파동처럼 여론의 강한 반발을 자초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추세도 검정·인정제를 통해 다양한 역사교과서를 쓰는 추세다.
 
국정교과서 제도는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 유신독재정권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자신들이 일으킨 5.16 군사반란을 ‘혁명’으로 치켜세우고 10월 유신의 정당성을 적극 홍보한 바 있다. 결국 이같은 ‘국정화 강행’ 시도는 여전히 국정교과서를 쓰고 있는 북한, 베트남 등 시민의 사상통제가 극심한 국가들처럼 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한편 교육부 관계자는 7일 "국정감사가 끝나고 다음 주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체제를 발표할 예정"이라면서도 국정화 전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현행 검정체제를 강화하는 방안과 국정으로 전환하는 방안 가운데 어떻게 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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