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새누리당과 정부가 여러 차례 논란을 빚은 한국사 국정 교과서화를 다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인 일제 강점기와 4·19혁명, 5·16 군사반란, 70~80년대 유신·군사정권 등에 대해 '유일한 해석'만 허락하겠다는 의도라 파장이 예상된다.
<노컷뉴스>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여권은 지난 22일 열린 당·정·청 회동에서 '한국사 역사교과서' 문제를 의제로 다뤘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었기 때문에 미리 배포된 자료집에는 포함시키지 않고, 현장에서 자료를 배포한 뒤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의제에선 제외했다"고 밝혔다. 실제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회동 직후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해당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사 국정교과서화는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의 교감 속에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김 대표의 평소 소신이 '역사에 대한 해석은 하나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출판사가 내놓은 한국사 교과서(사진출처-뉴스타파 영상 캡쳐)
김 대표는 지난달 9일에도 한 간담회에서 "국어교과서와 역사교과서는 반드시 국정교과서로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며 한 가지 교과서로 통일해야 함을 주장한 바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9월 ‘새누리당 근현대사 연구교실'에 앞장서며 직접 역사교과서 논란에 개입했다. 그는 또한 친일·독재 미화 파문을 불러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한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두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긍정하는 교과서가 자칫 출판조차 좌절될 뻔한 것을 우리가 막았다.“며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또한 새누리당은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로 외면당하자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용기있게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학교들에 대한 마녀사냥식 몰이를 이제 멈추어야 한다."며 공식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서도 발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채택비율이 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판명나고, 강한 반발만 불러일으키자 정부여당은 ‘교과서 국정화’로 입장을 바꿨다. 검·인정 방식만으론 모든 교과서의 '교학사화'가 불가능한 만큼, 아예 국정교과서화를 추진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도 이에 동참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교실에서 역사는 한 가지로 가르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정 교과목의 국정교과서화 추진의 경우 이를 장려하거나 막는 별도의 법령 조항이 없어 대통령령과 시행규칙 등 행정명령만으로 실행이 가능하다. 황우여 부총리의 결단만 있으면 당장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일원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역사편찬 및 역사연구 관련 정부 주요 기구에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권희영 한국학대학원장,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이인호 KBS 이사장 등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한국사 관련 주요 기관의 기관장으로 있는 만큼, 정부여당의 입맛대로 학생들이 친일·독재를 미화한 교과서를 배우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한 국정교과서 제도는 유신독재 시절에 처음 도입됐다. 이후 점차 민주화에 접어들면서 검정·인정제로 바뀌었으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에도 부합한다. 현재 국정화된 교과서를 쓰는 곳은 북한, 베트남 등 사상통제가 극심한 국가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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