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지난해 경찰이 주장한 폭력집회 건수는 전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집회·시위 구속자 수는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경찰은 지난 1월 “무분별한 채증 활동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올해 전반기 집회·시위 현장에서 실시된 채증 건수는 이미 지난해 수치를 훨씬 넘었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 이후 무능·무책임으로 일관한 정부가 자신들을 규탄하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집회·시위만 노골적으로 가로막은 셈이다. ‘위헌’ 논란을 부른 차벽 설치를 비롯, 캡사이신·물대포 등과 더불어서다.
2일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집회·시위 등 집단 불법행위 처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집회·시위 현장에서 검거된 4254명 가운데 구속자는 37명으로 2013년(13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경찰이 집계한 불법 폭력집회 건수는 2012년 51건, 2013년 45건, 2014년 35건이며, 올해 상반기에는 10건으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1~6월 경찰의 채증 건수는 5433건으로 벌써 지난해 수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연도별 채증 건수’는 2011년 3417건, 2012년 4003건, 2013년 5324건, 2014년 4170건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국정원 불법대선 개입 파문 규탄집회가 열렸던 지난 2013년의 건수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지난해 여름 세월호 집회에서 경찰의 채증(사진-고승은)
경찰은 “세월호 집회 등에서 불법 폭력행위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채증 건수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상반기 불법 폭력집회 건수는 10건에 불과하다”면서 “무분별한 채증 관행이 개선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 경찰이 세월호 집회·시위 참가자들을 상대로 신청한 구속영장은 절반이나 기각됐다. 경찰은 지난 1~6월 세월호 집회·시위 참가자 179명을 검거해 5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168명은 불구속하고, 6명은 훈방 조치했다.
당초 경찰은 10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5명은 기각됐다. 구속영장 기각률이 50%로, 올해 상반기 경찰이 수사 중인 전체 사건의 구속영장 기각률(28.6%)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경찰은 세월호 사건 이후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55일간 체류한 청와대 앞 농성장(청운동 주민센터 앞)을 불법 감시했다는 논란도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농성을 시작한 지난해 8월 22일부터 10월 15일까지 12차례에 걸쳐 ‘세월호가족대책위 상황 채증계획’을 만들어 일선 경찰서에 하달했다.
지난해 세월호 가족들의 청와대 앞 농성 중, 비가 내리자 비닐 한장만을 덮고 있다.(사진-팩트TV 영상 캡쳐)
채증계획은 일주일에 2~3차례 수립됐고, 현장에는 주로 정보파트 경찰관들이 하루 평균 15명씩 배치돼 3개조로 나뉘어 24시간씩 유가족의 동태를 감시했다. 중점 채증 대상으로 ‘불법 도로점거·경력 폭행 등 불법행위’ ‘불법 시위용품 반입’ ‘경찰차량 등 장비 파손·피탈’ ‘불법행위자 현장 검거·연행 시 불법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장면’ 등이 언급된 바 있다.
박남춘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사건 이후 표출된 국민의 분노를 억누르는 데만 급급해 공권력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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