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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잃은 우리들, 캡사이신·물대포에 두 번 죽었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저희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거 같다”
등록날짜 [ 2015년05월02일 18시09분 ]
 
2일 아침, 서로 목에 끈을 매달고 청와대 행진을 시도하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2일 아침, 서로 목에 끈을 매달고 청와대 행진을 시도하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팩트TV】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 수천명이 시행령 폐기 촉구를 요청하기 위해 청와대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과잉대응에 또다시 막혔다. 
 
경찰의 캡사이신 섞은 물대포 난사를 비롯해, 수구언론들의 경찰 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쓴 '시민 교통 불편 초래‘ ’미신고 불법폭력집회‘ 강조도 가족들과 시민들의 가슴에 또다시 상처를 입혔다.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 200여 명은 2일 오후 2시 40분경,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다. 먼저 시민들이 오전 10시경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고, 가족들은 오후 2시가 지나서야 장시간동안 경찰병력에 고립돼 있던 안국로터리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또다시 절망”
 
이날 오후 3시경 마무리 집회가 시작됐다. 성호아빠 최경덕 씨는 “차벽 넘어 경찰 있고, 차벽 넘으면 방패가 또 있고 1년 넘게 느꼈던 절망을 다시 한 번 느끼시지 않았을까”라며 “대한민국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똑같은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최 씨는 이어 “안국사거리에서 시민들을 향해 가족들에게 물대포를 쏘아대는 경찰을 보며 또다른 절망을 느꼈다.”면서 “방송차에 앉아있던 저희 가족까지 (방송차)유리창을 깨고 연행하기도 했다. 새벽녘에 시민들과 가족들을 분리하기 위해서 그물로 물고기 가두듯이 시민들을 바깥으로 몰아내고 고립되는 그런 모습이 또다시 벌어졌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고 토로했다.
 
최 씨는 “지금은 쓰레기 시행령을 폐기해야한다는 마음 하나밖에 없다. (진상규명을 위해)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맞고, 경찰과 대립하고 두드려 맞았다.”면서 “후회는 없다. 하지만 미련은 있다. 미련이라기보다는 부모로서의 당연한 의무다. 미련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세월호 가족과 참가 시민들을 적으로 보지 않고선 어찌…”
 
인권침해변호단에서 활동하는 송아람 민변 변호사는 “정부가 세월호 가족들과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적으로 보지 않고선 어떻게 이럴 수 있겠나. 위헌판결을 받은 차벽설치는 물론 헌법의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마저 침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 추모집회가 무슨 명백한 위협이 있어 수십, 수백번 해산명령을 내리나. 이런 것들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위법한 공무집행”이라며 “물대포에 캡사이신을 섞어서 발사했는데, 모든 사람들이 냄새를 맡고 너무나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민변에선 캡사이신 원액을 수거해서 경찰 남용의 정도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가족들 앞을 완전무장한 수많은 경찰들이 가로막고 있다.
 
한편 지난달 25일에 있었던 세월호 범국민추모대회에선 경찰이 차벽을 치지 않고 대응한 바 있다. 이날 추모대회는 별 충돌없이 끝났다. 이에 경찰의 빽빽한 차벽이 과격시위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그는 또한 “경찰들이 수차례 유가족을 모욕하고 참가 시민들을 조롱했다.”면서 “아무런 법률적 요건이 없어도 항상 채증을 시도했다. 위법한 행동에 대해 적극 항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희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거 같다. 유가족을 죄인처럼 취급”
 
경주엄마 유병화 씨는 “아이들이 어떤 이유에서 수장됐는지도 모른 채 저희는 5월 1일 그 얘기를 듣기 위해 다시 모였다. 그러나 경찰들은 저희 부모들마저도 캡사이신 섞인 물대포로 두 번 죽이는 공권력을 행사했다.”면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경찰들의 횡포는 나날이 발전했다.”고 질타했다.
 
유 씨는 이어 “저희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거 같다. 경찰들은 우리를 아주 짓누르고 짓밟고 유가족을 무슨 죄인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목소릴 높인 뒤 “정부의 경찰들이 아닌 제대로 된 국민들을 위한 경찰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가족과 시민들을 향해 캡사이신을 섞은 경찰의 물대포가 뿌려지고 있다.
 
유 씨는 “1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힘들지만 우리 아이들을 웃으면서 만나고 싶다. 엄마아빠가 너희가 왜 이리 되었는지 제대로 된 진실을 알려내고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서, 나머지 국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 힘썼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나선 이유? 목숨 걸고 만든 특별법 무너뜨리는 시행령 때문”
 
유 씨는 왜곡보도를 일삼는 언론을 향해서도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않을 거면 제발 하지 말라. 한 가지 부탁을 드리자면 저희가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궁금하면 속속들이 알아봐주고, 물어봐 주시고 캐물어주시라. 제대로 된 진실들을 제발 국민들이 알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사회자도 언론을 향해 “몇 명 연행, 폭력 이런 걸로 신문을 도배하고 있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가족들이 시행령을 폐기시키자고 하는 것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목숨을 걸고 만들어냈던 특별법을 무력화시키는 시행령이 만들어졌고, 도저히 이를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무엇 때문에 애타고 있는지, 시민들이 왜 경찰차벽을 넘어가려 했는지 꼭 기억하고 다뤄주시라”고 호소했다. 
 
이어 사회자는 “이 나라에는 일반시민과 이반시민이 있는 모양”이라며 “잠자코 있고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은 일반시민,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은 통행도 할 수 없고 자신의 권리를 누릴 수도 없는 이반시민인가 보다. 이런 세상에서 살고 있구나란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2일 오전, 더위와 탈수로 쓰러진 시민, 119로 급히 호송됐다.
 
전명선 가족협의회 위원장도 “저희 자녀같은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우리 유가족들을 뒤에 앉히고 앞에 나서서 뚫리지 않는 벽을 뚫어보겠다면서,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맞아가며 구토하며 물러서지 않는 그 모습을 보니 가족들의 마음은 굉장히 아팠다. 이에 대해 굉장히 죄송스럽다. 앞으로 어제와 같은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앞으로 몸싸움할 때는 제가 앞에 서겠다. 집행부가 앞에 서서 그 어떠한 탄압과 고통도 받도록 하겠다.”면서 “뒤에서 항상 한결같이 곁에 계셔주셨던 것처럼 저희 곁에 계셔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한 뒤 “정부 시행령이 통과되더라도 별도로 싸울 방법을 찾겠다”고 전했다.
 
그는 끝으로 “지금까지 함께 해주시는 시민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다친 분들 연락주세요. 따뜻한 밥 한 끼 사드리겠다”고 말을 맺었다.
 
발언이 끝난 후,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농성장 내 분향소에서 참배하며 1박 2일 철야 행동을 마무리했다. 
 
한편, 경찰은 1박 2일 철야행동에서 시민 40여명을 무더기로 연행했다. 서울 지역 경찰서(노원·송파·강동·동작경찰서 등)로 연행자들을 이송한 경찰은 이들에게 공무집행방해, 도로교통방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캡사이신과 물대포가 난사된 안국로터리에서, 시행령 폐기와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세월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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