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가 1일 ‘도심 광장에서 소란한 데모 좀 하지 맙시다’라는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글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교수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도심 광장에서 소란한 데모 좀 하지 맙시다’와 연관된,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러 질문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우선 “서울광장에서 소란을 피우면 선량한 시민들을 위한 공간을 빼앗아 가는 것 아니냐”라는 주장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힘있는 사람들은 사무실에서 서류와 명령으로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조용히 자기 뜻을 우아하게 관철한다. 힘없는 사람들이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곳은 도심의 광장”
그는 이어 “소란 막기 위해 (광장의) 원천봉쇄가 솔직히 필요하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같이 반박했다.
“광장을 틀어막으면 한밤중에 대나무 숲에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몰래 외치면 된다. 민주국가는 국민이 주인인데, 국민을 야밤에 대나무 숲에서 소쩍새처럼 울게 하는 게 말이 되는가. 광장의 주인은 국민인 것”
그는 셋째로 “주장을 해도 좀 조용히 하면 안 되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같이 반박했다.
“조용히 하면, 무시하니까 시끄럽게 외치게 된다. 위정자들이 국민의 낮은 소리를 귀담아들으면, 뭐 할라고 소리 지르겠는가”
그는 “광장에서 모여 소란을 피우면 사회 혼란을 부채질하게 되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위정자들이 광장에서 외치는 내용을 잘 듣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정책과 입법에 반영하면 훨씬 혼란 없이 해결된다.”
그는 예로 故 조영래 변호사가 지난 84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 수재사건의 집단소송을 맡아 승소한 일을 언급했다.
“망원동에서 수재를 입은 수많은 이재민들은 시청 광장에 가서 데모할 수 있다. 그런데 조영래 변호사가 공익 소송으로 천재가 아닌 인재임을 깨끗하게 밝혀내니까, 모두 법을 통해 조용해 해결해냈다”
그는 또 이같은 일침을 날렸다.
“위정자가 지혜롭게 국민의 원성을 듣고 정책으로 잘 풀어내면 된다. 그런 지혜와 의지가 없는 위정자는 국민을 무조건 광장에서 쫓아내려고만 한다. 그런 우매하고 포악한 위정자는 몰아내자는 게 민주주의”
그는 "안정없이 민주주의 있느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아니, 민주주의는 좀 소란스러운 거다. 미국에서 세이즈반란이라고. 독립전쟁 참전했다가 돈 한푼 못 받고 알거지가 된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반란을 진압한다고 힘들어한 위정자들이 모여, 국가안보와 병사월급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야겠다고 하여, 결국엔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대표를 제대로 선출하여 나라를 만드는 멋진 기획을 성공시켜요. 이게 미국의 탄생이다”
그는 글에서 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미국 3대 대통령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이 “민주주의는 좀 소란스러워야 한다. 폭풍도 있고 바람도 있고…”라고 한 말을 인용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 정도의 지혜가 있으면 반란은 사회의 위기를 경고하는 나팔이자 사회의 각성제로서 괜찮다. 문제는 반란 여부가 아니라 위정자의 지혜와 의지 여부”
그는 끝으로 "그래도 저는 조용한 광장, 깨끗한 광장을 원한다"는 주장엔 이같이 답했다.
“오케이, 그럼 평양의 김일성 광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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